문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유가가 배럴당 90달러에 육박하고 LNG가격은 작년보다 180%, 석탄은 60% 넘게 폭등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러시아를 비롯해 많은 국가에서 에너지를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난 것이 현재의 에너지 위기를 일으킨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것이다.
급격하게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던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 공급이 줄어들자 석탄발전까지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특히 전기가격이 1년 새 10배 이상 오르면서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심각해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 중 하나인 프랑스 에펠탑, 프라하의 야간 조명도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과격한 에너지 전환 정책을 펼친다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정부 정책이 급격하게 바뀌면 기업들은 예측 가능성이 작아져 투자하기 어려워진다.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시설들은 장시간에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에너지 다소비 상위 30대 기업이 매년 1% 이상의 에너지효율 개선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자발적 선언인 ‘KEEP30’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우리 기업들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에너지 위기와 탄소중립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절약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산업부문에서 현재의 효율성에 더해해 추가적인 효율 향상을 위해서는 한계돌파형 기술이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촉진하기 위해 기업 니즈 기반 R&D 추진, 효율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 확대 등 인센티브 강화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에너지 위기 속에서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인류 최대의 난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들 한다. 다시 한번 우리 기업,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최근의 에너지 위기와 무역적자를 해결하고 탄소중립도 이루는 일석삼조의 지혜를 발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