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포항을 대표했던 핵심 상권에서 이젠 몰락한 구도심이 되어버린 이 곳에서 상권 부활을 위한 ‘새로운 실험’이 곧 시작된다기에 이날 그 현장을 서둘러 찾았다. 국내 대표 이커머스 업체 티몬이 포항시와 손잡고 이르면 올해 1분기 중 오픈을 앞두고 있는 ‘커머스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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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물회에 서핑까지 있는데…“이런 포항이 죽어가요”
“포항이 많이 어렵다는건 이미 기정사실이에요.”
이날 커머스센터에서 만난 손정호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의 첫 마디를 듣자니, 방금 전 시장 거리에서 느낀 썰렁함은 비단 이 시장에 국한된 상황은 아니었나보다. 2010년대 중반 포항 인구는 52만명에 육박하기도 했지만 최근 2년여간 포항을 떠나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지난해 12월 기준 50만3852명으로 내려앉아 2년 연속 인구 50만명 유지가 기준인 대도시 자격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이번 커머스센터는 경쟁력 있는 포항 특산물을 지역 소상공인이 직접 소개하고 판매하는 소위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요즘 유통가에서 가장 ‘핫’한 소비 창구인 ‘라이브커머스’, 다른 말로는 ‘라이브방송(라방)’을 통해서다. 라방과 관련 콘텐츠 제작을 위한 인력은 비록 소수이지만 지역 인력들로 채울 방침이다. 총 4개 층인 커머스센터에는 상품들을 소개할 쇼룸과 라방 제작을 위한 스튜디오, 지역 소상공인들을 상대로한 이커머스 교육장, 그리고 상주 직원들의 사무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라방에 참여하게 될 소상공인 규모나 인력 채용 방침 등 운영 계획은 논의 중이고 커머스센터 역시 오픈 예정임을 알리는 외관 랩핑 외 내부 인테리어 공사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이미 포항 지역 내 소상공인들의 기대감은 적지 않다고 한다. 현재 참여를 희망하는 업체 리스트에만 50~60개가 올랐고 문의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 추후 논의를 통해 구체적 참여 방식과 업체 수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포항 과메기를, 물회를 라방으로 구매해 서울에서도 신선한 상태 그대로 맛볼 수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티몬과 업무협약을 통해 커머스센터 현지 운영을 맡은 정재윤 팔콘이앤엠 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사실 포항하면 대부분 철강을 떠올리겠겠지만 정말 매력적인 상품이 너무 많다”는 그는 앞선 과메기와 물회 등 각종 수산물에 더해 최근에는 포항에서도 한라봉이나 천혜향 등 아열대 과일들도 생산되고 있다고 했다. 주 생산지인 제주도 대비 물류비 측면에서 가격대 강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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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머스센터 관통하는 장윤석 ‘상생·콘텐츠’ 전략
사실 티몬이 이번 커머스센터 지원에 나서게 된 결정적 배경엔 지난해 7월부터 티몬을 이끌고 재도약을 노리는 장윤석 대표가 콘텐츠와 상생에 방점을 찍어 내세운 ‘이커머스3.0’ 전략과 상당 부분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현재의 이커머스 시장은 값싼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데에 집중돼 있다면 이 다음은 스토리가 있는 상품(콘텐츠)으로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이커머스 시장이 도래할 것이라고 본다.
실제로 당초 팔콘이앤엠은 포항 특산물을 발굴해 티몬에 입점시키는 것을 고민했는데 장 대표가 라방을 역으로 제안, 마침 커머스센터 설립을 추진 중이던 이강덕 포항시장과도 손발이 맞게 됐다는 후문이다. 티몬이 지난해 11월 생산자 직접 판매(D2C) 방식을 적용해 선보인 신선식품 브랜드 ‘티프레시’도 같은 결이다.
커머스센터를 동행한 한 티몬 관계자는 “최초 지역 특화 커머스센터로 향후 티몬의 이커머스 전략의 중요한 레퍼런스가 될 것”이라며,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창원시 외 다른 지자체와의 협업 가능성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