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가 집값 갈랐다"…위례 '울고', 별내·파주·일산 '웃고'

서울시 경전철 사업, 줄줄이 좌초 위기
위례신사선 민간사업자 포기·서부선 공사비 협상 난항
"교통개선 없이 위례 자체적 호재 없어"
반면 경기도 8호선·GTX 연장, 대장홍대선 조기 착공
  • 등록 2024-06-28 오전 5:00:00

    수정 2024-06-28 오전 5:17:23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서울의 신규 경전철(도시철도)이 한 발짝도 못 나가는 사이 경기도에서 서울로 들어오는 철도교통은 급격히 개선 중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투자 유망지를 두고 위례와 같은 도시철도 음영지역보다 경기도의 신규 철도 노선 지역을 더 추천했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27일 건설·철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가 현재 추진 중인 경전철 대부분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1일 시의회에 나와 “민간투자사업 여건 악화로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 컨소시엄이 (‘위례신사선’) 사업 포기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위례신사선 우선협상대상자를 재지정할 예정이다. 만약 이 역시 어렵다면 재정사업 전환까지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적어도 3년은 사업이 더 늦어질 전망이다.

이밖에 또 다른 주요 경전철 사업인 ‘서부선’ 사업도 착공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시와 민간투자회사인 두산건설 컨소시엄 간 건설비 인상분 차액 ‘50억원’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강북판 9호선’으로 불리는 ‘강북횡단선’은 기재부 예비타당성조사 심의에서 일찌감치 탈락했다.

이렇듯 서울시가 주도하는 신규 도시철도 사업이 한 치 앞도 못 나가고 있는데 반해 중앙정부 주도로 진행되는 경기도 광역철도 사업은 속도에 박차를 내고 있다. 당장 서울 도시철도 8호선 연장 구간인 ‘별내선’이 올 8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올해 말이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운정~서울역 구간이 개통한다. 경기 부천시 대장신도시와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을 잇는 ‘대장홍대선’은 연내 조기착공에 들어간다. 이밖에 의정부와 고양을 오가는 ‘교외선’도 연말 재개통한다.

서울과 경기도 철도 교통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며 향후 투자 전망도 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집값 상승 동력이 떨어질 곳으로는 위례를 꼽았다. 위례는 큰 틀에서 강남권이긴 하지만 도시철도가 없는 현재는 외딴 섬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교통이 개선되지 않으면 더 이상 위례 안에 자체적인 호재는 없다”면서 “부동산 가격 상승을 선도하는 지역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당장 8호선 연장을 앞두고있는 구리·별내는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8호선 개통 이후 구리에서 잠실은 20분 이내(6정거장), 별내에서 잠실은 30분 이내(10정거장)로 소요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별내와 구리는 차를 이용해 강남 출퇴근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면서 “8호선이 뚫리면서 출퇴근 수요를 흡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다만 상대적으로 거리가 먼 별내는 ‘도어투도어’(문에서 문까지) 기준 잠실(강남)까지 1시간 이내에 들어올 수 있는 곳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GTX-A 운정~서울역 구간이 뚫리는 운정·킨텍스·대곡역 인근 역시 관심을 둬야 한다는 시각이다. 송 대표는 “GTX는 서울에서 추진 중인 경전철과 비교하면 더 획기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면서 “수도권 GTX역 인근 지역들이 서울보다 더 높은 집값 상승률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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