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한번 나 한번' 지방의회 원구성 나눠먹기 백태

대전시 의장직 선출 두고 더민주 의원간 내분
더민주 의장후보 "타후보 출마는 해당행위"
구의회도 원구성 두고 여야간 자리다툼 파열음
  • 등록 2016-07-04 오전 6:30:00

    수정 2016-07-04 오전 6:30:00

[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청권 지방의회가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의장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을 놓고, 잇달아 잡음을 내고 있다. 대전시의회는 후반기 의장 선출과 관련, 의원들 양보없는 자리다툼으로 시끄럽다.

대전시의회의 정당별 의원 구성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16명·새누리당 6명 등으로 최다석을 차지하고 있는 더민주의 단일후보가 후반기 시의회 의장으로 내정된다. 더민주는 지난달 24일 대전시당 회의실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권중순 의원을 의장 단일후보로 결정했다.

그러나 의원총회 당시 더민주 소속 시의원 7명이 질병과 선약 등을 이유로 회의장을 빠져나오면서 사실상 추대는 물건너간 상태다. 특히 의원총회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의장 도전의사를 밝히는 의원들이 잇따르면서 잡음이 커지고 있다.

더민주 소속 A 의원은 “한 표가 나오더라도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고, 같은당 B 의원도 “이렇게 된 마당에 출마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장 선출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권중순 의원은 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선출 당시 만든 의원 합의문을 공개했다. 권 의원이 공개한 ‘2014년 6월 24일 총회 회의록’에 따르면 더민주 소속 시의원들은 ‘모든 당선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배려하기 위해 전반기 원 구성에 참여한 당선자는 후반기 원 구성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다. 합의문은 더민주 소속 시의원 16명 전원이 서명했다.

권 의원 측 인사는 “다른 더민주 소속 의원이 의장 후보로 출마하는 것 자체가 해당 행위”라며 “(다른 의원이 후보로 등록하면) 당에서 적절한 조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 유성구의회은 여·야 간 갈등이 치열하다. 유성구의회는 최근 선거를 통해 더민주 소속 민태권 의원을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기 원 구성 사전 협의’를 요구하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 투표하지 않은 상황에서 종료됐고, 의원들간에 고성이 오갔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기본권인 참정권을 박탈당했다”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의장 선거를 앞둔 중구의회와 동구의회 등에서도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치열한 물밑 작업이 진행 중이다. 다수당인 새누리당 내에서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유성구의회와 마찬가지로 갈등이 표면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 원 구성 당시 전국 최장기 파행(3개월)을 빚은 대전 서구의회도 후반기 역시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충남 천안시의회 역시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잡음이 나오고 있다. 더민주와 새누리는 지난달 30일 상임위원장 자리 배분을 골자로 한 원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다수당인 더민주 소속 의원이 새누리 소속 의원들에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1석 등 2석 배분을 원칙으로 한 당론을 전달하면서 결렬됐다. 새누리 소속 의원들은 더민주에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2석 등 전반기와 같은 3석 배분을 요구했다.

충청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의회가 민생을 외면한 채 자리다툼에만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이를 막기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는 전무해 해마다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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