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소비부진'·'경쟁과열' 겹악재에 알리바바 순이익 29% 감소

매출은 4% 증가…시장 기대치 못 미쳐
해외 이커머스 사업 부문 32% 성장
클라우드는 6%로 2022년 6월 이래 최고 성장률
  • 등록 2024-08-16 오전 6:53:34

    수정 2024-08-16 오전 6:53:34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가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29%나 감소했다. 전자상거래앱 ‘테무’를 운영하는 핀둬둬나 징둥닷컴 등 중국 내 이커머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과 중국의 소비시장 부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이 2432억 4000만위안(약 46조32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4% 증가했지만 시장 분석업체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2490억 5000만위안)을 밑돌았다. 순이익은 같은 기간 29% 감소한 242억위안에 그치며 역시 전망치(269억1000위안)를 밑돌았다. 알리바바의 미국예탁증서(ADS)당 순이익은 9.89위안, 주당순이익(EPS)는 1.24위안으로 각각 1년 전 13.30위안, 1.66위안보다 낮았다. 이번 분기 조정 순이익 역시 406억9000만달러로 1년 전 449만 2000만위안에서 줄어들었다.

알리바바의 양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와 티몰그룹은 매출이 전년 대비 1% 줄어든 1138억 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구매자 수와 구매 빈도, 타오바오와 티몰그룹에 있는 총 상품 가치가 두 자릿수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알리바바의 순이익 감소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핀둬둬와 징둥닷컴 등이 엄청난 할인과 유명인사들을 이용해 소비자를 유치하려고 했고, 알리바바 역시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대응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는 올해 광군제(6월 18일)에서 유료 멤버십 회원들에게 큰 폭의 할인을 제공하는 등 100억위안 규모의 현금 보상시스템을 가동했고, 각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판매에 나서는 CEO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동했다.

중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좋은 성과를 거뒀다. 알리바바 국제 상거래 거래 부문은 이번 분기 32% 성장해 291억위안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라자다는 지난 7월 첫 에비타(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가 흑자를 기록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해외 이커머스 시장 역시 바이트댄스, See Ltd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클라우딩 사업 부문 매출은 246억위안으로 전년대비 6% 증가했다. 이는 2022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다만 블룸버그는 그동안 알리바바의 성장세를 이끌어온 클라우드 사업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정부가 차이나텔레콤과 화웨이 등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알리바바는 지난 3월 최대 55%까지의 폭넓은 가격 인하를 시작했다.

알리바바의 적극적인 인공지능(AI) 투자가 얼마나 빛을 발할지도 주목된다 알리바바는 문샷, 미니맥스 등 중국 AI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클라우드 사업부를 통해 AI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AI와 관련된 구체적인 매출 규모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AI 관련 제품 매출이 전년 대비 세 자릿수로 계속 성장했다”며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을 위해 연구·개발(R&D)과 AI에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악화된 실적에도 불구하고 이날 나스닥에서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주가는 0.9% 오른 79.54달러로 강보합세에 그쳤다. 지난 1년간 알리바바는 10% 이상 하락한 바 있다. 시장의 알리바바 평균 목표가격은 111.29달러다. 알리바바는 최근 58억달러 상당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가동한 바 있다. 토비 쉬 알리바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우리 사업 전망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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