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전국 최고 수준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베이비부머 세대와 경력단절여성의 평생 일자리를 책임질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한국폴리텍대학 아산캠퍼스에서 운영하는 ‘베이비부머와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취업 교육과정’은 다른 캠퍼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취업률을 자랑한다.
아산캠퍼스 학장실에서 만난 윤기설 학장은 “취업 시장에서 어떤 전문 인력을 원하는 지 먼저 파악했다. 국내 최고의 강사를 섭외해 교육한 뒤 교육생과 구인 업체를 연결해주는 고리를 찾은 게 비결”이라고 말했다.
아산 캠퍼스의 취업교육과정이 처음부터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아니다. 2014년 전국 34개 전 캠퍼스가 일제히 베이비부머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교육과정을 개설·운영했지만 대부분 저조한 취업률을 기록했다. 폴리텍이 최초로 시작한 사업이어서 일반의 인지도 부족 영향이 컸다. 아산 캠퍼스도 마찬가지였다.
아산 뿐 아니라 대다수 캠퍼스들이 기존에 운영하던 학과를 중심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그러나 취업은 커녕, 수강생 모집조차 쉽지 않았다. 2014년 8월 아산 캠퍼스 희망플러스센터 센터장을 맡은 윤혁중 메카트로닉스과 교수가 해법을 찾아냈다. 윤 교수는 천안과 아산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아파트 관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관리업체에서는 조경·시설관리와 경리 등 나이나 경력 구분없이 바로 현장에 투입이 가능한 인력을 찾고 있었다.
또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충남도회, 충남북부상공회의소 중장년일자리지원센터, ㈜JM코리아 등의 기관과 베이비부머 및 경력단절여성의 취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교육과정도 충실히 다졌다. 조경, 공동주택 회계, 전기 등 각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강사들을 섭외, 교수진에 포함했다.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강의에 수강생들도 반색했다.
아산 캠퍼스는 2014년부터 올해까지 3개월·20명 정원으로 베이비부머 4회, 경력단절여성 3회씩 교육과정을 운영했다. 경력단절여성 공동주택정보처리실무과정의 경우 2014년에는 취업률이 26%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61%로 껑충 뛰었다. 일단 4년제 대학 취업률을 월등히 뛰어넘는 수치다.
현재 경력단절여성을 위한 2차 교육과정을 듣고 있는 김정미(42·충남 예산) 씨는 “전업주부라는 이유로 회사에서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며 “힘들지만 하루하루가 보람차고 즐겁다”고 말했다.
윤혁중 교수는 “조경 관련 분야에 대한 수요가 더 많아질 것”이라며 “취업률에 매달리기 보다 베이비부머와 경력단절여성이 평생 일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 교육시켜주는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 폴리텍대학 : 전국에 있는 실무중심의 직업중심대학 8개 대학(34개 캠퍼스)에 대한 통칭으로 고용노동부 산하의 직업교육대학이다. 산업학사(2년제) 학위과정과 함께 직업능력개발을 위한 기능사과정, 산업체 근로자를 위한 재직자직무능력향상훈련, 실업자 등을 위한 취약계층훈련 등 다양한 과정을 운영한다. 나이와 학력에 상관없이 입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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