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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손의연 김호준 권효중 기자] “‘핫(hot)’ 하다고 하는 곳에 당연히 가보고는 싶은데 겁이 나서요.”
지난 17일 찾은 서울 중구 청파로 서울로7017. 서울역 인근 고가도로를 보행로로 바꿔 조성한 도시 공원인 이 곳은 다양한 식물들이 식재돼 있고 각종 편의시설이 있어 도심 속 명소로 떠올랐다. 그러나 장애인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 장애인들의 보행과 편의를 실질적으로 고려하지 않은 탓에 일부 설치된 점자블록마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로7017 현장을 확인하니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 앞까지 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있었지만, 다리 위 보행로부터는 점자블록이 끊어졌다. 시각장애인들 입장에선 정작 보행로에서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보행로 곳곳에 있는 난간과 화분, 연못 주위에 조차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를 당할 우려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들의 이동을 보장하는 시설 설치를 의무화 하면서 실제 장애인 입장을 고려해 시설이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시 디자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경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지자체 등이 정해진 법대로 시설을 설치하지만 실제로 경사로나 휠체어의 충분한 공간 확보 등을 고려하는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며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구성원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도시 디자인으로 접근해 시민들의 공감을 얻는 것도 한 방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