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강남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1억씩 전셋값이 오른다고 하는데 일부 지역은 오히려 역전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고금리와 경기 위축이 이어지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 양극화가 커지고 있다. 강남에서는 입주장이 열려도 전셋값이 오르지만 강북에서는 전셋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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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3분기 서울 전셋값은 전분기 대비 0.46% 올랐다. 서울 전셋값은 1분기 -5.40% 하락한 데 이어 2분기 -1.09% 하락했지만 하반기 들어 강남권을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상승 전환했다. 지역별로는 동작구 1.27%, 광진구 1.23%, 마포구 1.14%, 양천구 1.01%, 송파구 0.96%, 강남구 0.35% 등의 상승세가 가팔랐다.
고금리, 대출 규제,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매수 대기 수요가 전세 시장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세 사기 여파, 월세 상승 등으로 아파트 전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셋값 급등이 강남권 일부 지역에 국한된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남권에서는 전세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지만 노원구 -0.48%, 강북구 -0.23%, 구로구 -0.14%, 금천구 -0.03%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셋값이 오히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입지와 학군이 좋은 서울 핵심 지역 집값은 더 오르고 서울 외곽지는 침체가 이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전세가격지수는 91.8로 전셋값이 최고점이던 2022년 1월 103.3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울 주택 전세가격지수 역시 90.0으로 최고점이던 지난해 1월(102.8)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특히 서울 아파트전세가격지수는 84.9로, 지난 5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최고점이던 지난해 1월 103.5와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수준이다.
|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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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일부 지역 아파트값이 전고점을 회복하고 있지만 고금리·대출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거래가 활발히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진단했다. 매매 거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전셋값 역시 지속 상승하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내년부터 공급물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것은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지적한다. 추가 공급이 없을 수 있단 시그널이 시장에 지속적으로 전달되면 매도인과 매수인,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팽팽하던 줄다리기가 한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의 입주 물량은 올해 3만 2795가구지만 내년에는 9656가구로 3분의 1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하반기 들어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계륵장’이 시작되면서 전세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며 “전셋값이 매맷값보다 크게 빠지면서 반등폭이 크게 나오고 있지만 아파트 거래가 줄어들면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긴 어렵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연구원은 “정부가 역전세 대책으로 역전세반환대출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완화하면서 임차인의 부담이 줄어든 상황이어서 전세로 수요가 이동했다”며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가운데 내년부터는 입주 물량도 줄어들기 때문에 임대차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서초구 부동산 앞을 지나는 시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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