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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글을 올리고 난 뒤 초조한 마음이 들었다. 나름 시사부터 문화예술까지 다방면에 관심이 많으니 대화하며 식사하자고 제안했지만 선뜻 응하는 사람이 있을지 걱정됐다. 그때 두 명으로부터 “참여하고 싶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 게시글은 소셜 다이닝(Social dining)을 체험해볼 목적으로 올렸다. 소셜 다이닝이란 SNS를 통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 식사를 즐기며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뜻으로 국내에선 1인 가구 증가와 맞물려 약 5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특히 바쁜 일정에 쫓겨 가족과 함께 식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혼자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때우던 사람들이 건강한 식생활이라는 관심사를 공유하면서 퍼져나갔다.
공유주방에 모여 요리부터 식사까지…“한 끼가 이렇게 중노동일 줄이야”
공유주방에 모이기 전에 먼저 요리해 먹을 메뉴부터 정했다. 김진수씨는 대학 생활동안 오랜 자취 생활로 편의점과 분식집을 전전했다며 원룸에서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먹고 싶다고 했다. 최진희씨도 쉽게 사먹을 수 있는 파스타나 스테이크보다 한식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김장철에 가족들과 함께 먹던 기억이 남아있는 수육과 원룸에서는 냄새 때문에 해먹지 못하는 된장찌개를 선택했다.
지난 8일 오후 12시 30분쯤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공유주방에 모이자 어색한 기운이 감돌았다. 처음 보는 사람들과 밥을 먹는 것이 다들 익숙지 않았기 때문. 다들 가벼운 인사만 건넨 뒤 배달서비스로 준비한 식재료를 늘어놓았다. 3시간 가량 주방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요리와 식사 그리고 다음 이용객을 위한 뒷정리까지 하기 위해선 서둘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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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생각하던 한 끼, 소중한 인간관계 쌓는 수단”
1시간 후 우여곡절 끝에 괜찮은 한 상이 완성됐다. 요리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터 어색하지 않게 식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재밌게 본 영화, 좋아하는 가수 같이 공동의 관심사로 시작했던 이야기도 취업이나 연애 같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김진수씨와 최진희씨는 특히 이번 소셜다이닝이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데 좋은 방법인 거 같다고 입을 모았다. 가볍게 밥 한 끼먹고 헤어지는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준비 과정부터 식사까지 함께하면서 다시 만나고 싶은 친밀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김진수씨는 “컵라면이나 김밥으로 끼니를 떼우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들이랑 같이 요리부터 먹는 거까지 하니 성취감이 들기도 했다”며 “쉽게만 생각하던 한 끼가 사람과 친밀감을 쌓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최진희씨도 “낯선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편이 아닌데 소셜 다이닝으로 하나의 과제를 같이 수행하니까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거 같다”며 “한국 사람들이 예전부터 밥 한 끼 같이 먹자는 식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해온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에 인간관계들이 조금 딱딱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소셜다이닝이 다른 사람들과 건강하게 관계를 맺는 통로가 되면 좋을 거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