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경 규모 시장 열렸다…자본시장 "老로 정했다"

[老다지 된 실버·헬스케어]
자본시장, 고령화 사회에 뭉칫돈 베팅
글로벌 헬스케어 4년 뒤 1京 규모 성장
국내도 연초부터 11조 유동성 출렁
PEF 실적 나는 투자처 ''규모의 경제''
VC는 분위기 오른 AI기술 접목 관심
  • 등록 2023-02-15 오전 8:00:00

    수정 2023-02-15 오전 8:00:00

[이데일리 김성훈 김연지 기자] “2025년에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인구의 20%, 오는 2050년에는 40%를 넘어선다고 하네요. 이를 단순히 전망으로만 봐야할까요?”

최근에 만난 한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열기가 뜨거워진 헬스·실버케어 투자 비결을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이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헬스·실버케어 소비를 주저하는 경향이 없지 않았다면 앞으로 관련 소비가 크게 늘 것”이라며 “(운용사 입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세에 따른 펀드 수익률을 고려한 결정이다”고 덧붙였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자본시장이 늙어감에 투자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 진입을 염두에 둔 투자는 꾸준히 있었지만, 올 들어 속도와 규모를 점차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고령화 사회 진입이 속도를 내면서 자금을 대거 베팅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에 따르면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은 2022년 7조4997억 달러에서 2027년 9조8168억 달러(1경2452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자본시장에도 올해 11조원에 육박하는 유동성이 꿈틀대면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대형 투자의 이면에는 거스를 수 없는 고령화 사회 진입이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24.6명으로 전 세계에서 56위였지만, 2070년에는 100.6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담을 지게 된다.

PEF 운용사를 비롯한 투자자들은 실적이 확실하고 향후 잠재력까지 보장된 포트폴리오(투자처)를 선별해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덴티스트리(치과진료)나 노인 전용 치료기관 등 헬스·실버케어를 아우를 수 있는 포트폴리오(투자처)가 대표적이다. 해당 산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상황에서 대형 투자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확신하는 모습이다.

헬스케어 산업에 꾸준한 관심을 이어온 VC(벤처캐피털) 업계는 최근 챗GPT로 촉발된 AI(인공지능) 기술과의 융합에 주목하고 있다. 진료·임상 데이터가 쌓이면 쌓일수록 기술 개발에 탄력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진일보한 AI 접목을 어떤 식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예년과는 다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국내로 한정하면 소비자들은 그간 케어 산업 서비스에 대한 지불 의향이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면서도 “최근 투자 분위기나 향후 수요 전망, 신기술 접목에 대한 잠재력이 향상됐다는 점에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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