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쉐보레)의 잇따른 초기 출고지연에 신차의 폭발적인 인기에도 울상짓고 있다.
신형 말리부는 지난 4월27일 출시 후 영업일 기준 8일 만에 1만대 계약을 넘어서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예상 수요 예측이 빗나가면서 출고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주력인 1.5 가솔린 터보 모델은 7월 말 이후, 2.0 가솔린 터보는 10월 이후에나 받을 수 있다.
출고 지연으로 초기 판매도 기대에 못 미쳤다. 본격적으로 출고를 시작한 지난달 구형 모델을 포함해 3340대에 그쳤다. 이달에도 5000대 전후로 예상된다.
이는 비슷한 시기에 나온 동급 SM6와 대조된다. SM6의 사전계약 대수는 말리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실제 판매실적은 압도적이다.
신형 말리부 출고 지연은 수요예측 실패에 따른 부품 수급 때문이다. 한국GM은 원래 1.5가 대부분, 2.0이 20% 남짓이 되리라 전망했으나 실제 계약 결과 2.0 비중이 4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신형 말리부의 핵심 부품인 엔진과 변속기를 대부분 국내에서 생산한다. 그러나 2.0 모델 엔진(260마력급 6T50)은 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한국GM은 2.0 모델의 예상 외 인기에 미국 GM 본사에 추가 물량을 긴급히 요청했으나 물량 인도까지는 2개월 가량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앞선 지난해 8월에도 미국산 준대형 세단 ‘임팔라’를 내놨고 초기 큰 관심을 끌었으나 공급 적체로 제동이 걸린 바 있다.
임팔라는 첫 한달 새 4000대가 계약됐으나 첫달(9월) 1634대, 10월 1499대, 11월 839대로 매달 판매가 줄었다. 초도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임팔라는 올 들어서도 월평균 1400대 판매에 그치며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한국GM 관계자는 “2.0 모델 주문량이 예상을 뛰어넘어 부품 물량이 일시적으로 부족했으나 미국 본사와 협의해 고객과 약속한 출고시기는 맞출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나올 신차에 대해서는 정확한 수요 예측과 부품 재고 확보로 고객 대기 시간을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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