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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10월 국내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매수, 매도한 금액을 합친 결제대금은 약 129억달러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 228억달러에 비해 약 43% 감소한 액수다. 지난 1월 42억달러에서 6월 170억달러으로 꾸준히 증가하다 7월 163억달러으로 한 번 감소한 적이 있으나 감소 폭 자체가 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전달 뉴욕 증시가 조정을 겪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지수는 전달 각각 2.8%, 2.3% 하락했다. 나스닥의 경우 장중 최고점을 기록한 10월 12일(11965.54)과 최저점인 10월 30일(10822.57)의 격차는 약 9.6%로 나타났다. 월가 공포지수로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월초 26.70에서 10월 28일 40.28을 기록까지 치솟은 뒤 38.02를 기록 중이다. 변동성 지수가 40을 넘은 건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될지에 대한 윤곽이 되레 흐릿해지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증시 변동성을 키웠다는 평가다. 전달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미국 내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0만233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그 전날 신규 확진자는 9만1000명이었다. 전달 23일 처음으로 하루 8만명 선을 돌파한 뒤 불과 1주일 만에 하루 10만명까지 급증한 것이다.
순매수 상위권, 여전히 테슬라·애플·아마존
움츠러든 서학 개미들은 여전히 빅테크 기술주들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투자자들이 지난달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테슬라로 약 2억3000만달러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어 1억4100만달러 순매수한 애플이 2위, 6700만달러 순매수한 아마존이 3위에 올랐다. 9월 순매수 1~3위가 애플(7억6500만달러), 테슬라(4억4300만달러), 아마존(4억2400만달러)로 애플과 테슬라만 순위가 변동한 셈이다.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으로 대변되는 대형 기술주들은 올 초 코로나19 사태 이후 뉴욕 증시 반등을 이끌었으나,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조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애플과 아마존의 경우 모두 3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었음에도 불구, 실적 발표 다음날 각각 5.60% 5.45% 하락 마감했다. 각각 지난달 총 6.0%, 3.6% 주가가 떨어졌다.
그럼에도 국내 투자자들은 변동성이 축소된 이후 가장 반등 가능성이 큰 업종으로 이들 빅테크 기업을 꼽은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밸류에이션이 높은데도 불구, 여전히 상승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평가한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산총액은 증가했고 유동성 승수 효과가 작동하면서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중요도가 올라가는 등 빅테크 성장주들 밸류에이션에 대한 재정의가 필요한 국면”이라며 “과거 2000년대 테크버블에 비해 현재 주도주들이 저평가된 것으로 집계되는 등 아직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