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삼천당-삼성 제친다...아일리아 시밀러 상반기 허가 신청

삼천당제약-삼성바이오에피스는 연내 신청 입장 유지
심사 과정서 변수 없다면, 국내 기업중 가장 먼저 허가 유력
  • 등록 2023-05-12 오전 7:00:45

    수정 2023-05-12 오전 7:38:01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셀트리온이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에 나선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 중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자랑했던 삼천당제약과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한발 앞서 글로벌 허가 신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11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은 올해 상반기 내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허가 신청을 결정했다. 지난 8일 발표한 1분기 실적발표 IR 자료를 통해 바이오시밀러 개발 현황을 공개했고,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는 2023년 상반기 중 허가 신청을 예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그동안 공식적으로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은 연내 할 것이라고 언급해 왔다. 이를 상반기 중이라고 공식화하면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허가 신청을 상반기 중에 할 것”이라며 “지난달 공개한 글로벌 임상 3상 24주 결과를 활용해 허가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허가 신청이 상당히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이 진행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임상 3상은 독일, 스페인 등 총 13개국에서 당뇨병성 황반부종(DME) 환자 348명을 대상으로 52주간 이뤄졌다. CT-P42 투여군과 오리지널 의약품 투여군 두 그룹으로 나눠, 베이스라인 (Baseline) 대비 8주차에 측정된 최대 교정시력(BCVA: Best corrected visual acuity) 값의 변화를 1차 평가지표로 측정했다. 측정 결과 CT-P42는 사전에 정의한 동등성 기준인 ±3 레터(letter) 기준을 만족했으며, 2차 평가지표인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평가 등에서도 오리지널 의약품과 유사한 경향성을 확인했다.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 R&D 계획.(자료=셀트리온 IR 자료)


허 찌른 허가 전략...상업화 가속화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3조원에 달한다. 시장 규모가 큰데다 아일리아 물질특허가 미국 내년 5월, 유럽 2025년 5월 만료되는 만큼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세계적으로 △바이오콘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천당제약 △셀트리온 △암젠 △산도즈 △포마이콘 △알테오젠 등 8개 기업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이 중에서도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신청한 바이오콘과 함께 삼천당제약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해 임상 3상을 완료해 가장 빠른 개발 속도로 주목받았다.

특히 삼천당제약은 임상 3상 결과를 가장 먼저 발표하고, 파트너사 관련 이슈까지 더해지면서 가장 먼저 출시가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오르기도 했다. 삼천당제약(000250)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빠른 개발 속도를 기반으로 연내 허가 신청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개발 속도에서 조금 뒤처져 있던 셀트리온이 올해 상반기 허가 신청을 결정하면서 셀트리온이 국내 기업으로는 가장 먼저 허가를 받고 출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바이오시밀러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먼저 신청하게 되면 허가 심사 중 변수가 없다는 가정하에 그만큼 먼저 허가받을 수 있다”며 “허가를 먼저 받는다는 것은 상업화도 경쟁사 대비 빠를 수밖에 없다. 셀트리온의 경쟁사 대비 한발 앞선 허가 신청 전략은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허가 시점은 개발기업 허가팀이 해당국가 규제기관과 협의하는 부분이 있고, 제품별로 허가 심사 기간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허가 시점이나 상업화 시점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미국 시장 먼저 노리나

셀트리온 측은 허가 국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여러 상황상 미국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는 아일리아 전체 시장 중 미국 시장이 약 50%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큰 시장이라는 점과 유럽보다 미국에서 특허가 먼저 만료된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콘이 먼저 미국 허가를 신청한 것과 마찬가지로 셀트리온도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 시장을 먼저 타깃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국 시장에서 시장성을 확보한 후 유럽으로 넘어가는 전략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 램시마가 31.4%로 바이오시밀러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고, 트룩시마도 30% 점유율로 오리지널 의약품 리툭산(로슈)를 넘어서는 등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인 상태다. 이같은 효과가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가 미국 시장 직판에 나서는 만큼 가격 경쟁력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를 가져갈수 있을 것으로도 관측된다.

실제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도 미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3월 기자간담회 당시 서 회장은 “회사에서 전략 회의를 했는데, 미국 시장이 어떻게 보면 유럽 시장보다 제품 차별화만 있으면 아주 좋은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에서 우리 제품이 9000억원 정도 팔리고 있다. 직판하면서 미국이 더욱 중요한 시장이 됐다. 시너지가 생길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피할 이유는 없다”고 언급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현재 어떤 국가에서 먼저 허가 신청을 할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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