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 두달 만에 프리고진 사망한듯…배후엔 푸틴 추정(종합)

러 서부 트레비 지역에 개인기 추락…10명 전원 사망
러 항공당국 "프리고진과 2인자 우트킨도 탑승" 확인
바이든 대통령, 푸틴 배후 시사…“놀랍지 않다”
  • 등록 2023-08-24 오전 6:53:31

    수정 2023-08-24 오후 7:51:27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러시아에서 무장반란을 시도한 러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실상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란 사태 이후 2개월 만이다.

추락과 관련한 구체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프리고진이 살해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배후일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CNN은 전했다.

지난 21일 텔레그램 계정에서 공개된 프리고진의 모습 (사진=AFP)
바그너그룹 2인자 드미트리 우트킨도 사망

23일(현지시간) 러시아 항공 당국은 “추락한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 프리고진 이름이 포함돼 있고, 바그너의 2인자인 드미트리 우트킨도 함께 있었다”며 “탑승자 10명 전원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항공기에는 7명의 승객과 3명의 승무원이 탑승했다. 러시아 긴급구조대는 시신 10구를 모두 수습했지만, 프리고진 시신이 발견됐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재난 당국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에서 북서쪽 상트페테르부르크로 향하던 엠브라에르 레가시 제트기가 서부 트레비 지역의 쿠젠키노 마을 주변에 추락했다. 쿠젠키노는 모스크바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km 떨어진 지역이다. 추락항공기는 엠브라에스사(社)의 ‘레거시’ 기종으로 전해진다.

‘푸틴의 요리사’였던 프리고진은 지난 6월23일부터 이틀간 러시아 군 간부들에 대한 불만에 반란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전면에 나서 동부 요충지 바흐무트를 점령하는 등 공을 세웠다. 하지만 러시아 군부와 갈등이 극한으로 치달으면서 반란을 일으켰다.

다만 협상을 통해 프리고진은 그의 부하들과 함께 벨라루스로 이동하기로 하고 러시아도 별도의 기소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반란은 멈췄다. 모스크바에서 200km내 거리까지 진입한 뒤였다. 이후 프리고진은 수차례 벨라루스와 러시아를 자유롭게 옮겨다녔다. 지난 21일에는 텔레그램을 통해 위장복을 입고 소총을 든 채 아프리카 사막에 있는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백악관 고위공무원들은 프리고진이 언제든 암살을 당할 수 있다고 수차례 경고한 바 있다.

프리고진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항공기 (일련번호: RA-02795) 운항 상황 (그래픽=플라이트레이더24)
◇바이든, 푸틴 배후 시사…“놀랍지 않다”


프리고진의 사망 배후에는 푸틴 대통령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컨설턴트 R의 설립자인 타티아나 스타노바야는 블룸버그에 “비행기 추락 이유가 무엇이든 모든 사람들은 반란에 대한 보복 행위로 볼 것”이라며 “프리고진의 죽음은 그 어떤 추종자들에게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번 비행기 추락과 관련 보고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CNN에 지난 7월에 한 발언을 언급하며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저는 프리고진이 실패한 반란과 관련해 그의 안전을 걱정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저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사실은 모르지만,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아드리엔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보고서를 봤지만, 프리고진 사망 가능성은 푸틴 대통령의 과거 행적을 봤을 때 그 누구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은 모스크바로 향하는 민간 군대로 이어졌고, 지금은 이렇게 된 것 같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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