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 10배로 키우니 열매도 10배 커지네

대형화 바람에 손님들은 ‘웃음꽃’
탁자 간격·주차장 면적 ‘넓게… 넓게…’
매출 는 만큼 값 싸져… 복층점포도 늘어
  • 등록 2007-04-23 오전 8:30:02

    수정 2007-04-23 오전 8:30:02

[조선일보 제공] 최근 문을 연 피부관리 전문 프랜차이즈 ‘이지은레드클럽’ 울산점은 대형 슈퍼마켓을 연상시킬 만큼 매장이 넓다. 200평 규모에 침대수는 총 30개. 하루 130명 이상의 고객이 이용할 수 있다. 일반 피부관리실이 20~30평인 것에 비하면 10배 이상 큰 초대형 매장이다. 창업시장에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대기업들이 대형 점포로 창업시장을 잠식하자 개인 자영업자들이 매장 규모를 넓혀 맞서고 있다. ‘수퍼 사이즈’ 점포라고 불리는 대형 매장들은 일반 동종업계 점포에 비해 적게는 2~3배, 많게는 5~10배 이상 점포가 넓다.

◆병·의원도 점점 대형화 추세

김현국(47)씨는 지난 1월 경기도 파주에 100평 규모의 장어구이전문점 ‘기운센 장어’를 개점했다. 다른 점포에 비해 3배 정도 큰 규모. 탁자 사이의 간격을 넓혀 고객들이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도록 매장을 꾸몄다. 민물장어 가격은 1인분 9000원으로 다른 점포에 비해 1000~5000원 정도 저렴하다. 김씨는 “점포가 크면 매출도 많기 때문에 박리다매로 운영할 수 있다”며 “주차장도 넓어 먼 곳에서 찾아 오는 손님들이 많다”고 말했다.


대형 매장의 경우 초기 창업비가 만만찮아 공동 투자를 하는 사례도 많다. 조원숙(49)씨와 박승국(49)씨는 각각 5억원씩을 투자해 경기도 안산에 300평 규모의 ‘이바돔감자탕’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대형 매장 가맹점주 중에는 자본만 제공하고 경영을 본사에 맡겨 수익을 배분하는 사례도 있다. 프랜차이즈 PC방 ‘하루애PC방’ 의정부점은 다른 가맹점보다 2배 큰 90평 규모로 본사에 ‘위탁경영’을 하면서 4개월 만에 이전보다 매출이 2배 이상 뛰었다. 김치삼겹살전문점 ‘떡쌈시대’ 본사는 최근 가맹점주의 요청에 따라 위탁경영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평균 40~50평 규모이던 가맹점이 70~100평 이상으로 대형화되면서 경영능력이 부족해 망설이는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병·의원도 점점 대형화되는 추세다. 김모(35)씨는 1998년 30평 규모로 시작한 한의원을 지난 2월 70평 규모로 확장했다. 김씨는 “확장 2달 만에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며 “수익성은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 공간이 여유롭고 시설이 편리해 고객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복층구조로 점포 규모 키우기

1층에 넓은 매장을 낼 점포나 부지를 찾지 못한 경우 2층 이상 복층(複層)구조를 활용하기도 한다. 복층구조는 인력 운용과 이동이 불편하지만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싸다. 또 외부 광고를 잘 활용하면 행인의 시선을 끄는 데도 유리하다.

박정희(36)씨는 서울대 앞에 천연화장품전문점 ‘베로니떼’ 매장을 내면서 1층 35평, 2층 15평의 복층구조로 꾸몄다. 1층에선 천연화장품을 판매하고, 2층에서는 피부관리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우·냉면전문점 ‘강강술래’도 복층구조의 대형 매장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단독 건물 사용을 원칙으로 하며 1층은 주차장, 2~3층은 매장, 4~5층은 직원 복지시설로 활용한다. 서울 상계점의 경우 1000평 규모로 총 좌석수가 750석이나 된다.

한국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은 “대형 점포가 늘어나면서 창업시장 양극화도 점점 심해지는 상황”이라며 “규모가 클수록 경기에 민감하기 때문에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경영이 대형 매장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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