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가 산업연구원과 공동으로 최근 국내 기업 500개사 IT·전략기획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AI 기술 활용 실태 조사’를 보면, ‘기업의 생산성 제고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AI 기술이 필요하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78.4%를 차지했다. 불필요하다는 응답은 21.6%에 그쳤다.
그러나 실제 AI 기술 활용 여부에 대해서는 ‘그렇다’고 답한 기업이 30.6%에 불과했다. ‘아니다’라고 답한 기업은 69.4%에 달했다. 특히 제조업의 AI 활용률은 23.8%로 서비스업(53.0%)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지난 2021년 6월 실시한 조사 때는 제조업 분야 AI 도입률이 9.3%였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AI 기술에 대한 인식 확산과 기술 상용화에 따라 활용 기업이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이 많이 있다”고 했다. 서비스업 분야에서는 금융(57.1%)과 IT서비스(55.1%)의 활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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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연구개발(R&D)’인 것으로 조사됐다. AI 기술을 활용 중이라고 답한 기업 153개사들에게 활용 분야를 묻자, ‘R&D’(66.7%), ‘보안·데이터분석 등 IT 업무’(33.3%), ‘품질·생산관리’(22.2%), ‘고객서비스 관리’(13.7%), ‘영업·마케팅’(13.1%) 순으로 응답했다.
주목할 점은 AI 기술을 이미 도입한 기업들은 향후 관련 기술 투자에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확대하겠다’는 응답은 69%에 달했고, ‘축소하겠다’는 답변은 2.3%에 그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AI 활용 효과에 대한 만족도와 추가 활용에 대한 기대감이 향후 도입 계획과 투자 규모에 대한 적극적인 답변으로 연결된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최근 단순 업무부터 제조 공정까지 기업 내 AI 기술의 활용도가 늘고 있지만, 활용 기업의 수나 활용 범위 측면에서 아직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며 “기업의 적극적인 활용·도입을 견인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1년 전부터 오픈소스를 활용해 업무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는 중견기업 A사의 관계자는 “오픈소스를 제대로 작동하려면 우수한 AI 인재가 필요한데, 중소·중견기업은 급여 수준이 낮아 우수 인재들이 오려고 하지 않는다”며 “정부 차원에서 AI 인재 채용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