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어떤 이가 수백억을 모았다는 “아무개 펀드”가 시중의 화제다. 사실 펀드란 명칭이 일반화 된 것은 “대우채 펀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전까지 펀드는 “공사채형 저축”이나 “주식형 저축”이니 하며 마치 높은 수익이 나오는 저축처럼 이야기 되었고, 90년대 들어서 외국인의 한국 증시 투자가 본격화 되면서 자연스레 부각된 “펀드매니저”라는 직업도 초창기에 학교 다니는 자녀 가족소개서 직업란에 “펀드 매니저”라고 썼더니 “밴드 마스터”로 오해 받았다는 우스개처럼 우리에게 낯설던 단어였다.
저축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실제 투자는 수익증권에 하지만 투자한 수익증권은 맡겨두고 그 잔고 만큼을 표시한 통장으로 거래하다 보니 수익증권을 맡긴다는 의미로 사용된 것인데 “예금 = 저축”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보니 같은 의미의 저축으로 오해를 받은 것이다.
펀드에 맡긴 돈에서 주식에 1%라도 투자하면 모두 주식형 펀드로 구분하다, 바이 코리아 열풍을 지나면서 성장형이니 안정형이니 하며 주식투자비중에 따른 펀드 분류가 이제는 “절대수익 추구형”, “자산 분배형” 등등 운용방법이나 수익을 내기 위한 운용전략에 따른 분류까지 발전하고 있으며, 투자대상도 현재 추진중인 자산운용법이 확정되면 더욱 다양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렇게 펀드는 더욱 다양해지고 발전되고 있으나 한때 260조에 달하던 펀드 수탁고는 150조로 아래로 줄어들고 있다. 새롭고 발전된 형태의 상품들이 쏟아져 나옴에도 불구하고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투자결과에 대한 책임”이 그저 저축인줄 알고 가입하고, 무조건 예금보다 높은 이자를 주겠지 하던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돌리게 하였기 때문이다.
대신 현재까지 남아 있는 투자자들이나, 새로 투자에 나서고 있는 투자자들은 정말 창구 직원들이 놀랄 만큼 펀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최근 펀드에 투자하는 “일임 랩” 고객 설명회에서 만난 한 투자자는 거의 전문가 수준의 질문을 던져 발표자를 놀라게 하는 등 펀드 시장은 양은 줄었을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아주 많이 발전했다.
그런데도 어떤 목적인지는 모르지만 수백억의 돈이 몰렸다고 하면서 그것을 “펀드”라고 부르는 것은 요즘 유행하는 유머처럼 “펀드를 두 번 죽이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법률에 의해 정해진 테두리 내에서, 또 법에 의해 금융기관으로서 업무을 허가 받은 서로 다른 기관들이 판매(은행이나 증권사 등)와 운용(투신사나 자산운용사), 고객자산의 보호 (은행) 가 이루어지고, 개별 펀드의 약관도 정해진 것이 아니면 인가를 받아야 하는 펀드는 따지고 보면 고객 보호는 물론 여러 금융기관들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잘 짜여진 재테크 수단인 것이다.
(박미경 한국투자증권 여의도PB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