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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조만간 반도체법에 따른 첨단 반도체 보조금을 발표할 것이라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원 규모는 수십억달러로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 국방 등에 필요한 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이 지원 대상이다. 앞서 반도체법에 따라 각각 3500만달러(약 470억원), 1억 6200만달러(약 2200억원)를 지원받은 BAE시스템스와 마이크로칩은 상대적으로 기술 수준이 낮은 범용반도체 회사들이었다.
WSJ은 이 가운데 삼성전자를 유력한 지원 대상 중 한 곳으로 꼽았다. 삼성전자는 173억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인텔과 TSMC, 마이크론 등도 반도체법에 따른 지원금 수혜 대상으로 거론된다. 인텔은 애리조나·오하이오·뉴멕시코·오리건주에서, TSMC는 애리조나에서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 상무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규모를 언급하길 거부하며 “전적으로 어떤 프로젝트가 미국 경제와 안보에 기여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만 말했다.
다만 반도체법에 따른 지원금 지급은 단계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실제 기업들이 혜택을 체감하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에선 반도체법 지원 요건을 맞추는 과정에서 오히려 반도체 공장 건설이 늦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TSMC만 해도 애리조나 반도체 공장 가동 시점을 최근 연기했는데 반도체법 보조금 규모와 조건 등을 둔 미 정부와의 이견이 원인 중 하나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