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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나노 수율 안정 궤도, 이제는 3나노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의 최첨단 3나노 1세대 공정의 수율은 아직 60% 안팎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량품을 줄이면서 본격 수익을 내기 위한 수율은 최소 70%는 돼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기반 반도체를 양산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2022년 12월부터 3나노 양산을 개시한 TSMC의 수율 역시 60%를 밑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업계 한 인사는 “삼성전자와 TSMC 모두 3나노 공정에서 수율 개선에 예상보다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안다”며 “일단 60% 수율을 안정적으로 넘는 게 과제”라고 전했다. 이를테면 파운드리 시장의 ‘큰 손’ 고객인 애플에게 제값을 받으려면 수율 70%는 넘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60% 정도 수율에서는 고객사 확보가 쉽지 않다”고 했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업체들의 주력 매출은 공정이 안정화한 4~5세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4나노 수율은 TSMC와 비슷한 수준으로 70%를 넘겼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올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24’에 2년 만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2400’을 공급할 수 있었던 것은 이웃 부서인 파운드리사업부의 4나노 수율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기 때문이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59%·카운터포인트 집계)가 2위 삼성전자(13%)를 제치고 1위에 올라 있는데, 이는 4~5나노 공정에서 우위를 보이며 퀄컴, 엔비디아, AMD 등 핵심 고객들을 잡았던 덕이다.
“GAA 앞선 삼성, TSMC 추격 발판”
믿는 구석은 첨단 GAA 기술이다. 삼성전자가 3나노 1세대 공정부터 채택한 GAA는 트랜지스터 채널의 3개면을 감싸는 핀펫(FinFET) 구조와 달리 닿는 면을 4개면으로 늘렸다. 면이 넓을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TSMC는 3나노는 기존 공정인 핀펫을 유지했다. 삼성전자와 TSMC는 내년 2나노 양산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TSMC는 이때부터 GAA를 적용하기로 했다. ‘축적’이 중요한 반도체산업 특성상 2나노부터는 GAA 기술의 완성도에 따라 삼성전자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역시 ‘거대한 벽’ GAA의 완성도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차츰 개선을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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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사업부는 이를 통해 모바일에 절반 이상 의존하는 매출처 역시 다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각각 10%대에 머무는 고성능컴퓨팅(HPC), 자동차 분야에서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는 것은 D램 등 메모리와 함께 또 다른 반도체 축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메모리 업황이 고꾸라지자 회사 전체 실적이 가라앉는 상황에 직면했다.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등 DS부문 경영진이 이날 비상회의를 통해 올해 임원 연봉을 동결하는 초강수를 둘 정도였다.
다만 변수도 산적해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 사업은 한 번 고객사가 되면 적어도 2년은 이어진다”며 “TSMC의 영향력이 압도적인 만큼 단기간에 점유율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업계에서 삼성전자가 최첨단 기술력 확보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가격 정책을 써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왕년의 제국’ 인텔이 무모해 보일 정도의 계획을 발표한 점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인텔은 올해 상반기 2나노급 제품인 ‘20A’(옹스트롬)를 양산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의 발표대로라면 삼성전자, TSMC보다 1년 빠른 속도다. 인텔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조사업체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1% 남짓으로 10위권 밖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