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는 지난 100여 년 동안 화석연료를 이용한 내연기관, 그 복잡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동수단의 헤게모니를 장악했다. 그러나 EV는 ICT 기업에 그 기술 장벽을 무너뜨릴 기회를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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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성장 속도는 빠르다. 일본 자동차 조사연구기관 포인(FOURIN) 세계자동차조사월보에 따르면 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판매량은 2009년 1320대에서 2014년 32만9643대로 250배 성장했다. PHEV란 EV처럼 일정 거리(약 40~50㎞)를 전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차(HEV)다.
전체 자동차 시장(8383만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4%로 미미하다. 그러나 미국 시장조사기관 IHS는 지난해 말 오는 2020년 EV가 102만대, PHEV가 139만대로 총 241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의 7~8배다.
현대·기아차 “2020년까지 친환경차 라인업 22종으로 확대”
현대·기아자동차도 팔을 걷어부쳤다. 2014년 11월 당시 7종이던 친환경차 라인업을 2020년까지 22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이브리드자동차 8종, PHEV 6종, 전기차 2종, 수소연료전지차 2종 등 전 부문에 걸쳐 개발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전 모델의 합산 평균 연비를 25%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 2위권 친환경차 회사다. 현재 판매량 기준으론 글로벌 판매 800만대, 점유율 9% 전후의 세계 5위권 자동차 회사지만 ‘친환경차’를 모멘텀 삼아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친환경차 시장의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자동차 업계의 경쟁은 치열하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1997년 세계 최초 HEV ‘프리우스’를 출시한 이래 HEV 시장을 장악했다. 지금도 세계 HEV 판매의 절반 이상은 도요타 혹은 렉서스다. (PH)EV도 HEV처럼 처음 선점하는 기업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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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올해부터 국내에는 다양한 친환경차가 쏟아진다.
현대차(005380)는 오는 14일 첫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 HEV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 이후 EV와 PHEV로도 나올 예정이다. 기아차(000270)도 상반기 중 친환경 전용 SUV ‘니로’를 내놓는다. 이와 함께 중형 세단 K5 PHEV 모델도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정부도 (PH)EV 보급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까지 누적 5000여대이던 EV를 올해는 8000대 추가할 계획이다. PHEV 3000대 보급 계획도 세웠다.
정부는 이들 친환경차에 대한 5%의 개별소비세와 7%의 취득세 감면을 2018년 말까지 3년 연장했다. HEV 100만원, PHEV 500만원의 구입보조금도 유지된다.
평균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배출가스 규제도 강화된다. 친환경차에 대한 세제 혜택이 ‘당근’이라면 이 규제는 ‘채찍’인 셈이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강화돼 2020년 승용차 기준 평균연비 24.3㎞/ℓ, 이산화탄소 배출량 97g/㎞를 맞춰야 한다. 당장 내년부터 연간 판매대수의 10%가 위 기준을 만족하거나 전체 평균이 연비 18.6㎞/ℓ와 이산화탄소 배출량 127g/㎞ 이내로 맞추게 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친환경차 시장 선점의 관건은 발빠른 예측과 대응”이라며 “빠르게 늘고는 있지만 아직 비중은 미미한 만큼 빠르게 대응하면서도 신중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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