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한 해 동안 진행됐던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1’은 3년 전인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의약품 1~55위를 차례로 다뤘다. ‘블록버스터 톺아보기 파트2’는 2022년~2023년 사이 새롭게 10억 달러 이상 매출을 올렸거나 3~4년 내로 그에 상응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약물을 하나씩 발굴해 다룬다. 이른바 신흥 블록버스터로 떠오른 약물의 탄생과정과 매출 전망 등을 두루 살펴본다.[편집자 주] | 미국 화이자의 B형 혈우병 대상 유전자치료제 ‘베크베즈’가 캐나다와 미국에 이어 유럽 연합(EU)에서도 승인됐다.(제공=화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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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진호 기자]미국 화이자가 개발한 B형 혈우병 대상 유전자치료제 ‘베크베즈’(성분명 피다나코진 엘라파보벡, 유럽제품명 더베크틱스)의 시장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베크베즈는 지난 1월 캐나다에서 아데노 연관바이러스 혈청형 ‘Rh74var’에 대응하는 중화항체가 음성인 성인 중증 이상 B형 혈우병 환자의 치료제로 최초 승인됐다. 3개월뒤인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이약물을 같은 적응증으로 시판허가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유럽의약품청(EMA)도 베크베즈를 B형 혈우병약으로 승인했고, 유럽 내 제품 명칭은 더베크틱스로 확인되고 있다.
혈우병은 X염색체에 있는 유전자 돌연변이로 혈액 안에 피를 굳게 하는 물질인 응고인자가 부족할 때 발병한다. 제8번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한 A형 혈우병과 제9번 혈액응고인자가 부족한 B형 혈우병 등 두 종류가 있다. 전체 혈우병환자의 80%가량이 A형 혈우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크베즈는 세계적으로 약 4만 명이 존재하는 B형 혈우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약물이다. 회사에 따르면 아데노연과바이러스(AAV)를 유전자 전달벡터로 쓰는 베크베즈는 인간 FIX유전자를 전달하는 약물로 1회 투여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이 약물의 임상에서 표준치료법 대비 연간출혈율(ABR)을 71%까지 감소시키는 효능이 확인된 바 있다.
베크베즈는 지난 2022년 말 미국에서 승인된 호주 CSL베링의 유전자 치료제 ‘헴제닉스’(성분명 에트라나코진 데자파보벡)에 이어 두 번째로 등장한 B형 혈우병 대상 유전자 치료제로 각국에서 이름을 올리게 됐다.
환자맞춤형 제품인 베크베즈나 헴제닉스는 미국에서 1회 투여에 약 350만 달러(한화 약 46억원)의 비용이 책정된 상태다. 일반적인 치료제의 경우 매주~1달 간격으로 정맥주사하며. 그 비용은 약 75만 달러(한화 약 10억원)수준이다. 미국에서 B형 혈우병 환자가 성인기 치료로 쓰는 비용은 200억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베크베즈의 투약 가격이 터무늬 없이 비싼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화이자 측은 “베크베즈 출시 이후 15년 이상 치료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안전성을 지속적으로 관찰해 갈 예정이다”고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