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지 모르겠어요.” 요즘 은행 프라이빗 뱅킹(PB)센터에 쏟아지는 질문이다. 부동산은 각종 세금 규제로 불안하고 주식 시장도 내렸다 올랐다 종잡을 수 없고…. 양대(兩大) 재테크 산맥이 안개 속에 싸여 있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근본으로 돌아가 자신의 투자 성향을 확인하라고 말한다. 투자 성향에 따라 지금 장(場)에 들어가야 할지 말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절대 원금 손실이 나면 안 된다는 투자자들은 첫째도 둘째도 안정성이다. 노후자금, 자녀 교육비, 결혼 자금 등을 굴릴 때는 특히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안정형 예금 상품에 넣어두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물론, 6% 이상 가는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한다.
예금 금리를 1%라도 더 얹어 주는 고금리 특판 예금은 은행마다 현재 쑥 들어간 상태니 정기예금을 찾을 수밖에 없다. 대다수 시중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4.5~4.7%대에 형성돼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금액에 상관없이 인터넷으로 가입할 경우 연 5.0%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달 7일까지 신한은행은 2년 만기의 ‘대한민국 승리기원 정기예금’을 연 5.2% 금리로 팔고 있다.
1~2년씩 돈이 묶이는 것이 싫다면 하루, 한 달로 짧게 가는 것도 좋다. 신한은행 서춘수 재테크 팀장은 “금리 상승기인만큼 당분간 짧게 굴리다가, 금리가 천장을 쳤다고 판단되면 장기 확정 금리로 전환하면 된다”며 “특히 만기가 도래하는 자금은 빼서 머니마켓펀드(MMF)나 기업어음(CP),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 등 단기 투자처로 돌려서 장세를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현재 MMDA는 1억원 이상 가입시 3.30%, MMF는 1개월 이상 가입시 4.05%, CD는 3.80%, CP는 3개월 이상 4.74%의 수익률이 가능하다.
펀드 중에선 채권형을 추천할 만하다. 작년에는 평균 수익률이 1.84%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지난달까지 채권형 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 평균 수익률이 2.31%를 기록, 유형별 펀드 가운데 가장 높았다.
◆공격적인 투자자라면
불투명한 장에서 오히려 돈 벌 기회가 많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 하지만 실제로 위험을 떠안고 투자하기란 말처럼 쉽지 않다. 일단, 부동산은 전문가 대부분이 미루라고 충고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과 무거운 세금을 참지 못해, 연말쯤 급매물이 나올 경우를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수다. 주식 투자의 경우는 지금이 오히려 최적기라는 의견이 많았다. 특히 목돈을 한꺼번에 투자하는 거치식 펀드보다는 매월 일정한 금액을 펀드에 투자하는 장기 적립식 펀드를 추천했다.
외환은행의 정연호 PB팀장은 “우량주나 배당주처럼 변동성이 비교적 낮은 종목에 분산투자하거나, 주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저가 매수가 가능한 적립식 펀드로 장기 투자하면 좋다”고 말했다. 한국증권의 박미경 PB 본부장은 “목표 기대 수익률은 은행 예금의 2배 수준인 10% 내외로 잡으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