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건 당국자 인선, 백신 음모론자 혹은 전문성 결여"

WP, 트럼프 고위 보건 당국자 인선 분석
케네디 필두로 백신·보건당국 비판 전력
전문가 “트럼프 2기, 전염병 재발시 혼란 우려”
  • 등록 2024-11-25 오전 7:28:12

    수정 2024-11-25 오전 7:28:12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지명한 고위 보건 당국자들이 전염병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하거나 ‘백신 음모론자’들이라고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으로 지명한 재닛 네셰이와트 박사.(사진=AFP)
WP는 이번 트럼프 당선인의 고위 보건 당국자 지명은 전통적인 인선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만 해도 전염병에 대응한 경험이 있는 베테랑 인사들이 발탁됐으나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예컨대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마지막 보건복지부 장관은 알렉스 에이자는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보급을 위한 ‘워프 스피드 작전’의 핵심 설계자였다. 반면 이번에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전 대선 후보는 한때 코로나19 백신이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주장하는 등 ‘백신 음모론자’로 잘 알려져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 수장들도 마찬가지다. 식품의약국(FDA) 국장 후보인 존스 홉킨스대 외과의사 마티 마카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FDA의 대응이 “가혹하고 관료적”이라면서 FDA와 공중 보건 기관에 대한 대표적인 비판론자다. 그는 “연방 정부가 잘못된 정보의 가장 큰 가해자”, “자가 면역이 백신보다 더 효과적” 등과 같은 발언들을 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수장 후보로 지명된 의사 출신 데이브 웰던 전 공화당 하원의원은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거짓 주장을 내세우는 인물이다.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으로 지명된 재닛 네셰이와트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정부의 백신 접종 의무화를 비판했다. 이들은 모두 상원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케네디 전 대선후보를 포함해 이들은 당뇨병, 심장병 등 만성 질환 대응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보건 당국 전임자들은 전염병 발병은 불가피하며 백신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면 비상사태 시 연방정부의 대응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PHSCC 단장이었던 제롬 애덤스는 23일 엑스(X, 구 트위터)에 “새 행정부는 강력한 전염병 대응 계획을 갖고 공중 보건과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높게 유지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면서 “그것이 아니면 (전염병이 다시 등장할시) 1년이 아니라 4년 동안 정신이 팔릴 것”이란 글을 남겼다.

미네소타 대학의 전염병 전문가 마이클 T. 오스터홀름은 “우리가 또 다시 감염병과의 전쟁에 돌입한다면 모든 자원과 인력이 총동원돼 과학적 접근과 보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면서 “현재로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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