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산파’ 올리브영, 중소기업과 동반성장

제품 효용성에 집중하는 트렌드 반영
‘중소 화장품 브랜드’ 대거 입점시켜
“중소업체와 동반성장 기회 만들 것”
  • 등록 2017-02-28 오전 5:00:00

    수정 2017-02-28 오후 3:39:28

(사진=올리브영)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올리브영이 ‘K-뷰티 유망주’를 적극 발굴하면서 중국과 동남아는 물론 유럽·미주지역에서도 한국 화장품에 대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유망 기업들의 해외진출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K-뷰티’도 날개를 단듯 질주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하늬 거즈필링’으로 유명한 ‘네오젠’은 지난해 9월말 미국 세포라 330개 전 매장에 입점했다. 올해 1월부터는 영국 셀프리지 화장품 매장에 제품이 들어갔으며 오는 9월에는 유럽 세포라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미국과 유럽 무대를 누비며 본격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네오젠 거즈필링은 온라인 등에서 점차 인지도를 쌓아 나가고 있던 중 헬스 앤 뷰티스토어인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올리브영을 찾는 고객의 성향에 맞춰 상품기획자(MD)와 함께 제품 패키지와 내용물을 개선했고, 이후 판매량도 크게 늘면서 페이셜스크럽 부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이 됐다.그냥 묻힐뻔한 제품이 올리브영을 만나면서 새롭게 거듭난 것이다.

에코플래닛, 아로마티카로 역시 올리브영에 입점하면서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에코플래닛은 지난 2012년 12월말 올리브영에 입정한 후 3년간 연평균 성장률 58%라는 눈부신 성장을 보이며 설립 14년 만에 처음으로 연 매출 200억원을 넘겼다. ‘올리브영 효과’가 극대화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업계에서는 역시 대표적인 성공사례 가운데 하나로 꼽고 있다.

이름도 생소한 중소 브랜드들이 이처럼 선전하게 된 배경에는 가성비와 트렌디함으로 무장해 최근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헬스 앤 뷰티(H&B )스토어’의 약진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몇몇 H&B스토어 가운데서도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CJ올리브네트웍스에서 운영 중인 ‘올리브영’이다.

올리브영은 업계 선두주자로 1999년 헬스&뷰티(H&B) 스토어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했다. 올리브영은 소비자들의 화장품 구매 패턴이 브랜드 자체보다는 제품의 효용성에 집중되는 트렌드를 반영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국내외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한자리에 모아 소비자들이 비교할 수 있도록 매장을 구성해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올리브영의 성장은 헬스&뷰티 스토어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화장품 업계에도 변화의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SK-II, 로레알 등 해외 유명 화장품 브랜드와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메이저 화장품 기업이 독식했던 화장품 시장에 이름도 생소한 중소 브랜드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판매 루트에 애를 먹던 기업이나 브랜드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심어주고, 실제 큰 효과를 보는 사례가 속속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청년 창업자들에게도 기회가 열렸다. ‘봉고데기’ 제작 중소업체 ‘보다나’는 지난해 4월 올리브영 명동 플래그십스토어에 입점한 뒤 한 달 만에 매출이 30배나 뛰었다. 올리브영 MD와 함께 소비자 트렌드에 맞게 기존 제품을 개선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결과다.

선보경 올리브영 상품본부장 상무는 “K-뷰티가 전세계에서 주목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품질을 갖춘 다양한 상품들이 시장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친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브랜드 이름값’보다는 ‘K-뷰티 유망주’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 산업 전반의 긍정적인 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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