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에 나란히 올려진 두 개의 플라스틱 병을 아무리 살펴봐도 도저히 육안으로는 어떤 것이 버진(Virgin) 제품인지, 재생 원료로 만든 제품인지 구별할 수 없다.
화학적 재활용으로 플라스틱 무한 재생
지난 22일 방문한 SK케미칼 울산 공장에는 화학적 재활용 원료를 활용한 코폴리에스터 생산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현재 SK케미칼은 화학적 재활용 원료를 활용해 페트(PET)와 코폴리에스터(Copolyster) 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코폴리에스터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가 검출되지 않는데다 열과 습기에 강해 화장품이나 음식포장 용기 등에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 중 하나이다. SK케미칼은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 코스맥스,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 등에 재활용 코폴리에스터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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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현 코폴리에스터 생산2팀장은 “해중합 설비를 갖고 있다고 해서 모두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일차적으로 해중합 기술을 통해 순도 높은 재활용 원료를 만들어야 하며 재활용 원료로 고분자로 만드는 중합 과정에서도 세밀한 공정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통상 PET는 TPA와 EG로 만들어지는데, 해중합을 거치면서 BHET라는 다른 형태의 모노머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를 잘 결합시키는 것 또한 기술력이 필요하단 설명이다.
코폴리에스터 진입장벽 높아…핵심원료 CHDM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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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폴리에스터 생산이 이뤄지고 있는 공장 내부로 들어섰다. 반응기가 있는 층에 올라가자 사우나에 들어선 것처럼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커다란 탱크 형태의 반응기에서는 고온 진공하에서 중합 과정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 과정을 거치면 찐득찐득한 액체처럼 만들어지는데 냉각수와 칩커팅 공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우리가 흔히 보는 쌀알처럼 작은 알갱이 형태의 플라스틱 소재가 만들어진다. 완성된 제품들은 공기 이송 방식으로 배관을 통해 포장·출하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이 모든 공정은 DSC실(제어실)에서 통제가 이뤄진다. 직원들은 20여개가 넘는 컴퓨터 모니터와 CCTV를 통해 전체 공정을 모니터링하면서 쉴 새 없이 무전기를 통해 현장과 소통하고 있었다. 박 팀장은 “석유화학업체의 경우 연속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사전에 생산 계획을 짜고 그에 맞춰 투입 원료를 바꾸고 생산 설비 조건을 조정하는 등 모든 공정을 컨트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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