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에게 한국은 판매뿐만 아니라 기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시장입니다. 한국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고 이들에게 딱 맞는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연구개발(R&D)을 통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컬삿 카르탈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장.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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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이데일리와 만난 컬삿 카르탈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카르탈 센터장은 올해 10주년을 맞은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를 이끌고 있는 차량용 소프트웨어 및 기술 전문가다. 지난 2002년 메르세데스-벤츠에 합류한 그는 소프트웨어 및 ECU(전자제어장치)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일했으며 지난해 6월 한국에 부임했다.
자신을 ‘Tech-Savvy’(최신 기술을 빠르게 익히는 사람)라고 소개한 카르탈 센터장은 “한국 고객들은 어떤 트렌드도 놓치지 않을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용성이 높고 빠르게 적응한다”며 “혁신이 얼마나 빠르게 이뤄지는지 지켜볼 수 있어 한국에 머무는 것이 즐겁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고객과 시장이 메르세데스-벤츠에 기대하는 것은 최고 품질의 차량”이라며 “기술 측면에서는 신기술을 적용하고 (국내) 상황에도 맞는 차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10개 국가에 광범위한 R&D 인프라를 보유한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에 R&D 센터를 마련한 이유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한국 고객을 충족시키기 위한 핵심 R&D 목표는 △첨단 기능의 한국 현지화 △자사 시스템과 한국 애플리케이션(앱)의 연결 △한국 산업계와의 협력 등이다. 카르탈 센터장은 “벤츠의 시스템 생태계와 한국 특화 기능을 통합해 (한국) 고객을 위한 기능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국내 앱을 차량에 탑재하고 하이패스 시스템을 고도화하며 기능을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 컬삿 카르탈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장.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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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 출시한 신형 E-클래스를 통해 국내 시장에 선보인 차세대 MBUX 시스템에 대해서는 “국내 시장에 맞춘 최고 수준의 시스템”이라며 “자연스러운 한국어 기능과 UI(사용자 경험)를 제공했다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고객을 위한 로컬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출시할 것”이라며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에 탑재할 ‘티맵 오토’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또한 그는 “한국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며 선두에 서 있다”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차량에 탑재한 혁신적 디스플레이 ‘MBUX 슈퍼스크린’을 언급했다. 국내 기업이 자사 상위 모델에 최고 품질 제품을 공급 중이라는 것이다.
카르탈 센터장은 “LG, SK, 카카오 등 많은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혁신 기술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물색 중”이라며 국내 기업의 기술을 전 세계에 소개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특히 “한국 스타트업과 메르세데스-벤츠가 상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사례를 만들고자 한다”며 지난 2019년부터 진행 중인 ‘스타트업 아우토반 코리아’를 통한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 컬삿 카르탈 메르세데스-벤츠 R&D 코리아 센터장. (사진=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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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맞은 상황에서 충전 편의를 높이기 위한 R&D의 중요성도 피력했다. 그는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와 한국 충전 생태계를 통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오랜 목표였다”며 자체 충전소를 구축하는 대신 국내 충전 사업자와의 호환성을 R&D를 통해 늘리겠다는 벤츠의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한국은 매우 많은 충전 사업자를 보유하고 있어 다른 시장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한 그는 “다양한 충전 사업자와 상호작용하며 한국에 출시할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의 충전 혁신을 이루기 위해 협력하고 기술을 검증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최신 기술을 통해 충전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로봇 충전·무선 충전 등 스타트업 및 기술 공급사와 협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