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뚝…부자들도 지갑 닫았다

주요 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 급감
소비자동향지수 2.7%, 전월비 0.3%P↑
농·축산물 가격뛰며 소비심리 위축
  • 등록 2017-01-25 오전 5:45:00

    수정 2017-01-25 오전 5:45:00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경계영 기자]소비자의 체감물가가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고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후 첫 명절을 앞두고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특히 주요 백화점의 선물세트 판매실적이 역신장 늪에 빠지는 등 부자들마저 지갑을 닫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인식 수준은 정부가 발표한 물가 상승률(1%초반대)보다 3배가까이 높은 2.7%로 나타났다.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4년 11월(2.7%)과 같은 수준이다.

체감 물가가 치솟자 직격탄은 백화점이 맞았다. ‘고급 이미지’가 강한 현대백화점은 작년 설 전 기간 대비 본판매 기간(1월9일~22일), 매출이 9.4%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축산(-13.2%) △수산(-12.5%) △청과(-11.8%) 등으로 토종 상품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다.

신세계백화점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본판매 기간(1월12일~22일), 전년대비 3.7% 매출이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수산이 5.5%로 감소폭이 가장 컸으며 농산물(-3.8%), 축산(-1.9%) 등의 순으로 매출이 떨어졌다. 업계 측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첫 적용되는 등 소비가 위축되면서 명절 선물 매출이 처음으로 역신장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역신장은 피했다. 본판매 기간(1월1일~18일), 전년대비 2.4% 매출이 늘었다. 경쟁사보다 이른 판매 시기를 잡으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백화점 측은 “축산과 수산은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며 “전체적으로 고가 상품의 매출이 부진하고 저렴한 건강식품이 잘 나가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제지표는 향후 6개월도 낙관할 수 없다고 말한다. 현재생활형편CSI와 생활형편전망CSI는 각 2포인트씩 내린 87, 91로 조사됐다. 6개월 전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생활형편이 좋지 않아졌고 지금과 비교했을 때 앞으로 6개월도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 것이다. 주성제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농축산물 등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품목의 가격이 뛰면서 CSI에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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