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주인, 올해 상반기 전세금 평균 1억 토해냈다..2만건 ‘역전세’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전세 54%, 2년 전보다 하락
전셋값 현상 유지되면 하반기 역전세난 4%p 심화
  • 등록 2023-06-12 오전 8:27:33

    수정 2023-06-12 오전 8:27:33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의 절반 이상(54%)이 2년 전보다 전세값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주인들은 2년 전보다 평균적으로 1억원 가량 낮은 금액에 전세를 내놨는데, 현재 수준의 전세금이 유지될 경우 이러한 ‘역전세’ 현상은 올해 하반기에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게티이미지)
12일 연합뉴스는 부동산R114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 데이터를 분석하고 올해 상반기 계약된 서울 아파트 전세 3만 7899건 중 2만 204건(54%)이 직전 계약보다 전세값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21년 상반기 거래된 서울 아파트 6만 5205건 중 올해 상반기 동일 단지·주택형·층에서 1건 이상 거래된 건과 비교한 결과다.

역전세 비중이 가장 큰 지자체는 중구로 조사 대상의 63%가 2년 전보다 전세값이 하락했다. 다음으로 동작구가 62%, 서초구 61%, 은평구 60%로 뒤를 이었다. 강북·관악구는 59%, 강남·서대문·구로구는 58% 순으로 역전세 현상이 나타났다.

역전세 현상은 직전 전세 보증금보다 전셋값이 하락해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다. 2021년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보호법 시행(2020년 7월 31일) 이후 전세가격이 단기간에 폭등한 시기였지만, 지난해부터는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과 전셋값이 하락해 역전세난이 1년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

2년 전보다 전세값이 하락한 서울 아파트의 보증금 격차는 평균 1억 152만원이었다. 전세값 하락으로 집주인이 내놓아야 하는 보증금 반환액은 강남권이 가장 컸다. 서초구에서는 보증금 평균 1억 6817만원, 강남구는 1억 6762만원을 내렸다. 송파구는 집주인이 평균 1억 4831만원의 보증금을 내줬다.

용산구는 1억 1780만원, 성동구는 1억 1761만원, 동작구는 1억 1687만원 순이었다. 노원구의 경우 평균 4645만원, 도봉구는 5214만원의 보증금을 내렸다.

다만 이 조사는 재계약 시 보증금 5% 인상이 제한되는 갱신계약을 포함한 것이다.

현재 수준의 전세가격이 유지된다고 가정해도 올해 하반기 역전세난은 더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하반기에 계약된 서울 아파트 전세 7만 2295건 중 58%는 현재 수준으로 전세계약을 체결했을 때 역전세 위험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하반기 전셋값이 지금보다 2%가량 오른다고 가정하면 하반기 예상 역전세 비중은 53%로 미미하게 감소하고, 반대로 전셋값이 2% 하락하면 역전세 비중은 61%로 증가할 것이라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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