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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여름철에 영향을 주는 기압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여름이 시작되는 6월에 영향을 주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있습니다. 일본의 북쪽, 러시아 동쪽 바다에 위치한 이 고기압은 북극의 얼음이 녹거나 차가운 강물의 해수면에서 만들어지는 고기압입니다. 고기압의 위치는 상대적으로 낮고 한랭하고 습윤하죠.
두 번째 고기압이 우리나라 여름의 대표적인 특징인 습하고 더운 날씨를 만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있습니다. 바다에서 만들어지는 고기압에 덥고 습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죠. 중·고등학교 시절 배우듯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만나면 장마전선이 생겨 우리나라에 오랫동안 비가 내리기도 합니다.
세 번째로 최근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 티벳 고기압이 있습니다. 티벳의 높은 해발고도에서 넘어오는 고기압은 덥고 건조한대요.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는 중국 열적 고기압과 만나 우리나라에 영향을 줍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최악의 더위의 2018년도 티벳 고기압과 열적 고기압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크게 주면서 이례적인 폭염이 찾아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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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을 가져오는 티벳 고기압도 여름 전반기에는 큰 힘을 못 쓸 것으로 보입니다. 티벳 지역에 아직 눈이 덮여 있기 때문입니다. 봄철 동안 티벳 지역의 눈이 평년보다 많았고, 최근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기는 하지만 녹은 물도 차갑기 때문에 여름철 전반기에 고기압에 발달이 늦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전반기에는 일시적으로 북극에서 얼음이 녹으면서 한기가 내려와 기온이 내려가는 때도 종종 있을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무더위는 7월 하순부터 시작됩니다. 티벳 고원의 눈도 빠르게 녹고, 북태평양의 대류 활동이 강해지면서 우리나라가 티벳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다만 페루나 칠레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높거나 낮아 이상 기후를 발생시킬 수 있는 엘리뇨·라니냐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여름철 동안 엘니뇨 감시구역의 해수면온도는 평년보다 0~0.5도 정도 낮은 중립상태의 범위에 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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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올해 여름을 숫자로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6월부터 8월까지 여름철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0.5~1.5℃ 높을 전망이다. 지난해 평균기온인 24.1℃보다는 0.5~1℃ 높겠습니다. 평균기온의 평년 범위는 여름철의 경우 23.6℃로 △6월 20.9∼21.5℃ △7월 24.0∼25.0℃ △8월 24.6∼25.6℃입니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 하순부터 8월까지는 덥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주로 받아 낮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오르겠습니다. 밤에도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로 무더운 날이 많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름철 평균 최고기온은 △평년 28.4℃ △2018년 30.5℃ △지난해 28.9℃입니다. 또 올해 6월 이상고온 발생일수는 평년(3일)과 비슷하거나 많을 전망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여름철 강수량은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기별로 6월부터 7월 중순까지 강수량은 평년보다 적은 경향을 보이겠지만 6월 하순부터는 비가 내리는 날이 많겠습니다. 7월 하순부터 8월까지는 태풍의 영향과 대기불안정에 의해 국지적으로 강한 비와 함께 많은 비가 내릴 때가 있겠습니다.
여름철 태풍은 평년(11.1개)과 비슷하게 9~12개가 발생해 평년 수준인 2~3개(평년 2.3개) 정도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겠습니다. 지난해 여름철 태풍은 10개가 발생해 그 중 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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