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현지시간) 극우단체의 연설에 반대한 맞불 시위대가 보스턴 커먼 공원 인근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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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미국 보스턴에서 백인인종주의와 이를 옹호하는 정치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의 ‘보스턴 커먼’ 공원에서 약 4만명의 시민이 반 백인우월주의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고 로이터통신을 비롯한 외신이 전했다.
한주 전 주말 미국 버지니아 주(州) 샬러츠빌에서 남북전쟁 당시 남부군(노예 해방 반대) 장군 동상 해체에 반발한 백인우월주의자들의 시위와 이에 반대하는 유혈 맞불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KKK단·나치즘을 추종하는 한 백인우월주의자가 맞불 시위대로 차를 몰아 한 명이 죽고 수십 명이 다쳐 파문이 일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양쪽 모두의 잘못”이라며 사실상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옹호해 미 전 사회적인 반발을 샀다.
| 19일(현지시간) 극우단체의 연설에 반대한 맞불 시위대가 보스턴 커먼 공원 인근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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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커먼 공원의 시위를 촉발한 것도 백인우월주의 단체의 움직임 때문이다. 이날 이곳에선 극우단체 관계자의 연설이 예정돼 있었다. 시민은 이에 반대해 거리로 나선 것이다. 보스턴 경찰은 약 샬러츠빌 때처럼 양측이 충돌하는 걸 우려해 약 500명의 경찰과 모터사이클, 덤프트럭을 투입해 공원을 양편으로 분리했다.
결과적으로 극우단체의 연설은 수십 명밖에 모이지 않았던데다 연설 역시 “부끄럽다” “집에 가라”는 시위대의 반대 구호에 묻혀 예정된 시간보다 한 시간 빨리 끝나며 흐지부지됐다. 극우단체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퇴장해야 했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해 대선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란 구호가 쓰인 모자를 쓴 두 남성이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에 둘러싸이며 긴장감이 커지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 후 경찰의 노고를 칭찬하는 동시에 시위대에 대해서도 “편견과 증오에 맞선 시위대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미국은 곧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19일(현지시간) 보스턴 시위와 관련해 멘션을 남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 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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