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SK이노 부회장 “유상증자 결과 오해 있어…빨리 성과 낼 것”

“청약률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부분 있어”
SK이노 자체 직원 제약 더해 직원 배정 한도도 영향
“시간 지나면 오해 풀릴 것…빠른 성과로 보답하겠다”
  • 등록 2023-09-15 오전 8:00:00

    수정 2023-09-15 오전 8:00:00

[울산=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김준 SK이노베이션(096770) 대표이사 부회장은 최근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한 1조1400억원 규모의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가 이른바 ‘완판’에 성공하지 못하며 흥행에 실패했다는 일부 지적과 관련해 시장에 오해가 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 부회장은 지난 14일 울산포럼이 열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SK이노베이션의 유상증자엔) 청약률이 낮게 나타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부분이 있다”며 “(시장에서 보기에) 유상증자에 부정적인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 전경 (사진=SK이노베이션)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3일 우리사주조합과 구주주(신주인수권증서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주주배정 유상증자 청약률이 87.66%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총 819만주를 공모했는데 717만9664주를 청약한 셈이다. 1주당 발행가액은 13만9600원이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에선 자본시장법에 따라 전체 물량의 20%인 163만8000주가 우리사주조합 몫으로 배정됐는데, 이 중 64%인 104만5368주만이 청약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유상증자 완판 실패가 우리사주조합 청약 부진 탓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부회장은 이에 대해 “구조적으로 유상증자하는 물량의 20%를 우리사주조합 몫으로 배정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에 개인별 한도(직원 배정 한도)도 적용된다”며 “이 개인별 한도를 최대치로 하더라도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한 물량의 80% 이상을 소화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할 수 있는 직원은 계열사를 제외한 SK이노베이션 직원으로 한정됐다. SK이노베이션 직원 수는 올해 6월 말 기준 1505명에 그친다. 여기에 더해 직원 배정 한도를 적용하면 법적으로 청약 가능한 한도 주식 수는 약 129만주로 파악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따라 우리사주조합이 법적으로 청약 가능한 한도 주식 수의 81%를 청약했다고 보고 있다. 직원 수로 따지면 SK이노베이션 전체 직원의 90%에 가까운 인원들이 참여했고 인당 평균 신청금액 규모도 억 단위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 부회장은 이어 “시간이 약간 필요하긴 하겠으나 시장의 오해가 풀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일반 청약에서 잘 정리가 되고 회사도 빨리 성과를 내서 주가를 올려 (주주들에게) 보답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권주와 단수주 101만336주에 대한 일반공모 청약은 이날까지 진행된다. 일반 투자자도 지정 증권사를 통해 우리사주조합이나 구주주와 같은 가격인 13만9600원으로 주식 청약을 할 수 있다. 지난 13일 종가 기준 약 13% 할인된 수준이다.

한편, 이번 SK이노베이션 유상증자 전체 추진 규모는 약 1조1400억원이다. 이 중 70% 이상인 8277억원을 미래 에너지 영역 투자와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개발(R&D) 기반 조성에 사용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도 선제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소형모듈원전(SMR) 전문기업 ‘테라파워’, 폐기물 가스화 전문기업 ‘펄크럼 바이오에너지’ 등에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또 배터리(이차전지)나 신규 친환경(Green) 사업 강화를 위한 캠퍼스 등 R&D 인프라 조성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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