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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러닝화를 사러 갔다가 ‘발 성향’을 처음 알게 됐다.
착지 각도 : 미드풋 스트라이크
회내 각도 : 과회내(왼발 6°오른발 8°)
결과 : 쿠셔닝 및 내추럴화 러닝에 초점을 맞춘 신발을 찾으십시오.
| 아디다스 ‘런 지니’ 발 성향 분석 결과.(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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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풋 스트라이크는 달릴 때 바깥쪽 발 볼 부위가 지면에 가장 먼저 닿는 것으로 모든 러너의 22%가 이러한 각도로 착지한다고 했다. 과회내는 달릴 때 발과 발목이 보통의 경우보다 더 안쪽으로 많이 기운다는 얘기다. 대부분 회내현상을 보이지만 조금 더 심한 수준이라는 설명도 들었다. 물론 정상 범주에 속한다.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1가 아디다스 BCS명동점. 러닝화 판매대 상단에 ‘전문적인 러닝 상담이 필요하시면 매장 내 러닝 전문 상담 직원을 찾아주세요’라는 안내판이 보였다. 찾는 신발은 무엇이며 발 사이즈를 묻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문 상담 직원’이 건넨 말은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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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을 한 바퀴 뛰어보세요.”
매장 안에서 힘껏 뛰어야 한다는 민망함. 진지한 표정의 상담 직원. 모두 날 보고 있는 것만 같은 불편한 시선. 순간 온갖 생각이 다 들었지만 뛰고 나니 러닝화의 세계가 보였다. 지금까지 디자인과 색깔, 무게, 사이즈, 가격이 러닝화의 전부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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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받은 신발은 울트라부스트 ST. 과회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러닝화다. 발목과 아치의 비틀림 방지를 위해 신발 안쪽에 견고한 프레임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란다. RUN STABLE. ‘안정화’로 분류되는 러닝화의 한 종류다. ‘미드솔’이라고 부르는 신발 아랫부분 고무(?)가 바깥쪽보다 안쪽이 더 두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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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부스트를 신고 재측정. 결과 값은 왼발 2°, 오른발 1°. 회내 각도는 중립이 나왔다. 처음 디자인과 사이즈만 보고 골랐던 러닝화로 측정한 값(왼발 6° 오른발8°·과내회)보다 수치가 낮았다. 안쪽으로 기우는 각도가 그만큼 작아졌다. 과내회 현상을 잡아준 셈이다.
물론 한 가지 의문점은 있었다. 과연 정확한 것인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참고’만 하면 된다. 측정장비는 센서 기능이 있는 웨어러블 기기와 태블릿PC가 전부다. 센서가 러너 발의 각도를 인지, PC에 내장된 알고리즘에 따라 분석하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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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직원이 태블릿PC로 성별, 신발사이즈, 러닝 지형(평지·러닝머신) 등 기본사항과 러닝목적, 빈도, 부상 여부를 간단히 체크 한 후 동전만 한 크기의 웨어러블 기기와 PC를 무선으로 연결한다. 이후 PC와 연결한 웨어러블 기기를 신발에 부착, 15초 정도 뛰면 분석이 완료된다.
분석 결과(과회내·회내·중립·회외·과회외)에 따라 안정화를 비롯해 울트라부스트·에너지부스트·수퍼노바 등의 중립화, 퓨어부스트 X포즈·퓨어부스트 X ATR 등의 네추럴화를 추천해 준다. 물론 러닝화의 종류에 따라 기능이 모두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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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러닝화를 살 때 이렇게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미드풋 스트라이커에 과회내 성향의 러너인데, 거기에 맞는 신발을 좀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