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우의 닥치Go]신발 사러갔다 ‘발성향’ 찾았다

신발 매장서 15초 뛰면 발 성향 분석 완료
착지 및 회내 각도에 따라 러닝화 추천
웨어러블 기기에만 의존, 참고 정도만
  • 등록 2017-02-25 오전 6:00:00

    수정 2017-02-25 오전 6:00:00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러닝화를 사러 갔다가 ‘발 성향’을 처음 알게 됐다.

착지 각도 : 미드풋 스트라이크

회내 각도 : 과회내(왼발 6°오른발 8°)

결과 : 쿠셔닝 및 내추럴화 러닝에 초점을 맞춘 신발을 찾으십시오.

아디다스 ‘런 지니’ 발 성향 분석 결과.(이데일리DB)
미드풋 스트라이크는 달릴 때 바깥쪽 발 볼 부위가 지면에 가장 먼저 닿는 것으로 모든 러너의 22%가 이러한 각도로 착지한다고 했다. 과회내는 달릴 때 발과 발목이 보통의 경우보다 더 안쪽으로 많이 기운다는 얘기다. 대부분 회내현상을 보이지만 조금 더 심한 수준이라는 설명도 들었다. 물론 정상 범주에 속한다.

23일 서울 중구 충무로1가 아디다스 BCS명동점. 러닝화 판매대 상단에 ‘전문적인 러닝 상담이 필요하시면 매장 내 러닝 전문 상담 직원을 찾아주세요’라는 안내판이 보였다. 찾는 신발은 무엇이며 발 사이즈를 묻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전문 상담 직원’이 건넨 말은 조금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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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을 한 바퀴 뛰어보세요.”

매장 안에서 힘껏 뛰어야 한다는 민망함. 진지한 표정의 상담 직원. 모두 날 보고 있는 것만 같은 불편한 시선. 순간 온갖 생각이 다 들었지만 뛰고 나니 러닝화의 세계가 보였다. 지금까지 디자인과 색깔, 무게, 사이즈, 가격이 러닝화의 전부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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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받은 신발은 울트라부스트 ST. 과회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러닝화다. 발목과 아치의 비틀림 방지를 위해 신발 안쪽에 견고한 프레임을 장착한 것이 특징이란다. RUN STABLE. ‘안정화’로 분류되는 러닝화의 한 종류다. ‘미드솔’이라고 부르는 신발 아랫부분 고무(?)가 바깥쪽보다 안쪽이 더 두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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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부스트를 신고 재측정. 결과 값은 왼발 2°, 오른발 1°. 회내 각도는 중립이 나왔다. 처음 디자인과 사이즈만 보고 골랐던 러닝화로 측정한 값(왼발 6° 오른발8°·과내회)보다 수치가 낮았다. 안쪽으로 기우는 각도가 그만큼 작아졌다. 과내회 현상을 잡아준 셈이다.

물론 한 가지 의문점은 있었다. 과연 정확한 것인가. 결론부터 얘기하면 ‘참고’만 하면 된다. 측정장비는 센서 기능이 있는 웨어러블 기기와 태블릿PC가 전부다. 센서가 러너 발의 각도를 인지, PC에 내장된 알고리즘에 따라 분석하는 정도다.

이데일리DB.
이를테면 직원이 태블릿PC로 성별, 신발사이즈, 러닝 지형(평지·러닝머신) 등 기본사항과 러닝목적, 빈도, 부상 여부를 간단히 체크 한 후 동전만 한 크기의 웨어러블 기기와 PC를 무선으로 연결한다. 이후 PC와 연결한 웨어러블 기기를 신발에 부착, 15초 정도 뛰면 분석이 완료된다.

분석 결과(과회내·회내·중립·회외·과회외)에 따라 안정화를 비롯해 울트라부스트·에너지부스트·수퍼노바 등의 중립화, 퓨어부스트 X포즈·퓨어부스트 X ATR 등의 네추럴화를 추천해 준다. 물론 러닝화의 종류에 따라 기능이 모두 다르다.

이데일리DB.
다음엔 러닝화를 살 때 이렇게 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미드풋 스트라이커에 과회내 성향의 러너인데, 거기에 맞는 신발을 좀 볼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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