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삼양라운드스퀘어의 물류 계열사 ‘삼양로지스틱스’의 성장이 심상치 않다. 삼양식품(003230)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세계로 확장하면서다. 현재 삼양식품은 수출 물량 전부를 국내에서 생산한다. 이를 통해 쌓인 수출 역량을 바탕으로 물류 사업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계열사 물류뿐만 아니라 타사 서비스 물량도 대거 확대 중이다. 3자 물류(3PL)서비스가 대표적이다.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1055억원으로 전년대비 284% 급증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성장의 중심에는 강영봉 삼양로지스틱스 사업부문장(상무)이 있다. 2001년 롯데로지스틱스에 입사해 CJ대한통운(000120), SPC GFS 사업부장 등을 거쳐 2022년 삼양로지스틱스에 합류한 그는 현재 ‘전략·기획·영업·운송’ 등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다.
| 강영봉 삼양로지스틱스 부문장(상무)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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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삼양라운드스퀘어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강 상무는 회사의 성장세를 두고 “삼양로지스틱스는 계열사 물류(2PL)를 넘어 3PL 전문회사로 현재 70여개사의 물류업무를 수행 중”이라며 “현재 3PL의 물류 비중이 20% 정도다. 2022년말 3PL 서비스를 본격 시작한 지 2년 만에 일군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2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3PL는 삼양로지스틱스가 공들이고 있는 핵심 사업이다. 3PL은 한 기업의 물류와 수출 공급망 관리 기능을 대행하는 것을 말한다. 이런 대행 서비스엔 운송·창고 보관·공급망과 관련한 기타 서비스를 포함하는 것으로 상당한 물류산업 노하우가 필요한 분야다.
삼양로지스틱스의 성장 발판은 불닭볶음면이었다. 삼양식품의 수출 물량이 늘면서 삼양로지스틱스의 매출도 늘었다. 삼양로지스틱스는 지난해 미국, 올해 중국 법인을 잇따라 설립했다. 모두 삼양식품의 주요 매출처다.
강 상무는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수출 유통을 삼양로지스틱스가 직접 맡은 것”이라며 “2025년에는 유럽법인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이런 불닭볶음면으로 연결한 물류망을 3PL 사업으로 확대했다. 미국과 중국으로 옮겨진 현지 물류도 삼양로지스틱스가 담당한다. 각국에 물류센터 등 인프라를 확충해 놓은 덕분이다. 강 상무는 “올해 3월 미국 폰타나에 2만 928㎡(6331평) 규모의 서부 통합센터를 구축하는 등 5개의 거점 물류센터가 있다”며 “중국도 총 6개의 거점 물류센터를 확보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2개 법인 모두 3PL로 성장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 강영봉 삼양로지스틱스 사업부문장(상무)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삼양로지스틱스의 경쟁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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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양로지스틱스의 경쟁력은 효율이다. 기존 불닭볶음면 물류망을 이용하는 만큼 물류 단가를 낮출 수 있다. 규모가 큰 일반 물류 회사보다 관리비가 적게 들어가는 것도 강점이다. 기존 대기업 물류회사와 수주에서 맞붙어서 진 적이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 상무는 “다른 대기업 물류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작아도 실속있다는 점이 자사 3PL의 강점”이라며 “효율이야말로 자사의 급성장 배경”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국내 여러 업체들이 삼양라운드스퀘어와 협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지난 8월 중국 칭다오에 운영 중인 aT한국농수산식품물류센터의 신규 위탁운영사로 삼양로지스틱스를 선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도 지난 11일 삼양로지스틱스와 ‘풀필먼트 경쟁력 강화 및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소상공인의 물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다.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문물류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 삼양로지스틱스의 목표다. 이는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의 의지이기도 하다. 강 상무는 “2030년까지 해외를 포함 3PL 비중을 50% 이상 확대하고 올해보다 외형적으로 3배 이상 성장한다는 계획”이라며 “이는 김 부회장의 그리는 삼양라운스퀘어의 미래 모습과도 일맥상통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