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13일 체코 프라하에서 원전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행사를 직접 주관하며 최근 입찰서를 제출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 수주에 힘을 보탰다.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체코 플젠 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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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이날 한수원이 체코 원전사업을 수주할 경우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공급하고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공급하게 함으로써 한국과 체코 간 파트너십을 강화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 두산에너빌리티가 보유한 수소·가스터빈 등 무탄소 발전기술을 두산스코다파워에 제공해 체코가 유럽 내 무탄소 발전 전초기지로 부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계획도 공개했다.
이어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행사에서 스코다JS, MICO, Vitkovice, ZAT 등 현지 발전설비 기업들과 체코 원전사업 수주를 전제로 원전 주기기 및 보조기기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날 프라하 시내 유서 깊은 조핀 궁전(Zofin Palace)에서 열린 ‘두산 파트너십 데이’에는 한국과 체코 정부 및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체코 정부측을 비롯해 금융기관, 현지기업 등 100여개사와 원전 분야를 비롯한 비즈니스 협력을 다지는 자리로 마련됐다. 체코 측에서는 얀 피셔 전 총리, 페트르 트레쉬냑 산업부 차관, 토마스 에흘레르 산업부 부실장 등 정부 관계자들과 현지 금융기관, 협력업체 등에서 약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홍영기 주체코 한국대사, 안세진 산업통상자원부 원전산업정책국장, 박인식 한수원 수출사업본부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부회장,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등이 함께 자리했다.
박 회장은 “두산은 해외수출 1호 UAE 바라카 원전에 성공적으로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을 바탕으로 15년 만에 다시 도전하는 해외원전 수주에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이어 “두산은 에너지 및 기계산업 분야에서 오랜 기간 체코 정부를 비롯해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며 “앞으로도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행사 다음 날인 14일에는 체코 원전 수주 시 2차 계통 주기기 제작과 공급을 담당하게 될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생산현장을 점검했다. 1869년에 설립돼 1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두산스코다파워는 터빈 전문 제조사로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증기터빈을 생산하고 있다. 두산에 합류한 2009년 이후부터는 유럽을 넘어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어 박 회장은 체코에 위치하면서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을 아우르는 두산밥캣 EMEA 사업장도 방문해 현황을 살폈다. 두산밥캣 EMEA는 체코 도브리스(Dobris) 시에 중소형 로더와 굴착기를 생산하는 공장과 지역본부를 갖추고 있다.
두산밥캣 EMEA는 지난 2014년 R&D 센터와 트레이닝센터 및 물류 센터를 신설하는 등 사업시설 확장을 지속해왔다. 지난 10년 간 신규 설비 도입, 생산 증대를 위해 투자한 금액은 25억 코루나 (한화 기준 약 1460억 원)에 이른다. 두산밥캣은 제품 설계 및 프로토타입 제작부터 생산까지 100% 자체 수행 가능한 체코 사업장에서 업계 최초 1톤 전기 굴착기 양산에 성공하는 등 유럽 시장 맞춤형 첨단 전동화 장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