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기획]반기문만 보는 ‘여권’…신당行땐 유승민과 경선

유승민·남경필·오세훈 등 신당에 ‘잠룡 총집결’
반기문, 신당 입당 가능성↑…劉와 2강 구도
새누리(친박계) 유력주자 없어 ‘潘영입 사력’
‘보수 빅텐트’ 칠땐 안철수 등 포함 다자구도
  • 등록 2017-01-01 오전 9:32:17

    수정 2017-01-01 오전 10:16:53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자료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대선시계가 빨라지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 후 행보가 주목된다. 반 총장이 개혁보수신당(가칭)이나 새누리당, 제3지대 또는 독자행보 등 어느 길로 들어서느냐에 따라 대선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새누리당이 쪼개지면서 반 총장으로선 선택지가 넓어졌다. 상대적인 개혁보수를 표방한 신당행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선 많다. 중앙선데이 의뢰로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달 22~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기문 총장이 어느 정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32.7%가 개혁보수신당을 꼽았다. 이어 △독자 신당창당 19.2% △새누리당 19.0% △국민의당 6.0% △더불어민주당 4.3% 순이었다.

신당엔 이미 잠룡이 총 집결했다.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남경필 경기도지사·오세훈 전 서울시장·원희룡 제주도지사 등 잠룡으로 거론되는 후보들이 상당수 포진돼 있어 경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유 전 원내대표는 반 총장에 대해 “개혁보수신당에 합류해 주길 희망한다”며 “합류하면 공정한 경선을 치르겠다”고 했다.

반 총장 입당땐 유 전 원내대표와 2강 대결구도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유 전 원내대표는 지금껏 ‘따뜻한 보수’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중도층 흡수전략으로 지역구인 대구·경북(TK)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상당한 지지도를 확보하고 있다는 게 정가 안팎의 분석이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달 19~20일 실시한 여권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반 총장의 지지율은 24.5%로 7개월 연속 선두를 유지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13.2%로 2위를 유지했다. 이어 △오 전 시장 7.7% △남경필 경기지사 6.4% △김문수 전 경기지사 3.2% △홍준표 경남지사 3.1% △원희룡 제주지사 2.9% △나경원 의원 2.6% △안상수 창원시장 2.5% △정우택 원내대표 2.0% △원유철 전 원내대표 1.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새누리당(친박근혜계) 내에선 아직 이렇다 할만한 대선주자가 없다.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거론된 후보 중에서도 정 원내대표 2.0%, 원 전 원내대표가 1.8%에 그쳤다. 원외에서도 김 전 지사·홍 지사·안 시장 등이 모두 2%~3% 초반대의 지지율에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도 반 총장 영입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앞서 정 원내대표는 “(저는 반 총장과) 같은 지역구 사람이고 ‘청명회’(충청인들의 모임) 활동 등을 하면서 나만큼 가까운 분도 없을 것”이라며 “우리가 환골탈태하면 새누리당으로 안 오겠느냐. 신당에 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반 총장이 독자행보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여권 내에선 ‘보수 빅텐트론’이 거론된다. 신당과 새누리당내 중도·옅은 친박계, 국민의당이 반 총장을 중심으로 ‘헤쳐모여’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각종 여론조사서 반 총장에 이어 높은 지지율을 보인 유 전 원내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등이 3자 또는 다자구도로 경선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반 총장이 귀국 후 어느 당에도 들어가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할 수도 있다”며 “보수를 자임하며 기존 보수당에 개혁을 요구하면서 여론을 살필 것”이라고 했다. 반 총장 측근인 임덕규 월간 디플로머시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기들끼리 (창당)하고 들어오라는데 들어갈 필요가 있겠느냐”며 “(반 총장이) 신당을 만들어 오는 사람은 취사선택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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