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륵이라는 말을 꺼낸 것은 오늘 날 해외시장 공략이 살길인 한국경제에 있어 세계 거대시장인 중국은 우리에게 마치 계륵과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한때 파죽지세로 중국시장을 호령하던 한국경제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스마트폰, 전자제품, 디스플레이는 물론 K뷰티까지 사실상 중국시장에서 내쫓기는 처지에 놓여있다.
그 뒷단의 한복판에는 중국정부의 자국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보조금 정책 등 ‘기울어진 운동장’이 자리한다는 것은 모두가 주지하는 바다. 그렇다고 거대 시장인 중국을 내칠수도 없는 한국기업들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인 형국이다.
그렇다면 최근 미국에 이어 절대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바이오 분야에서도 한국기업들은 여타 주력산업의 전철을 예외없이 또다시 밟게 될까. 중국 제약·바이오 시장은 규모가 330조원으로 커지면서 미국(790조원)에 이어 확고한 세계2위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K바이오로서는 결코 놓칠수 없는 황금시장인 셈이다. 참고로 한국 제약·바이오 시장규모는 20조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K바이오는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크게 △중국업체와 합작으로 현지법인 및 공장을 설립하거나 △신약기술 수출 △완제품 수출 등의 전략을 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들어 이런 전략을 통해 거대 중국 바이오 시장공략에서 혁혁한 성과를 거두는 K바이오가 속속 등장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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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이데일리가 2011년부터 2022년까지 중국 기업에 신약기술을 수출한 K바이오를 집계해본 결과 모두 35곳에 달할 정도로 대중국 기술수출 전선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 가운데 LG화학, 지아이이노베이션, 앱클론, 레고캠바이오 등이 기술수출한 신약은 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K바이오는 다른 산업과 차원이 다른 바이오 산업만의 고유한 업종의 특성을 적극 활용해야 중국시장에서 승산이 있다. 여타 제품 및 서비스와 달리 의약품은 중국 인민의 건강 및 생명과 직결돼 있다는 특성이 있다. 세상에 대체재를 찾아보기 힘든 탁월한 약효를 지닌 혁신적인 신약으로 중국시장을 공략한다면 중국정부의 보호주의도 힘을 제대로 쓸수 없게 되는 업종이 바로 바이오다.
중국 인민의 생명을 지켜주는 혁신신약을 아무리 K바이오가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중국정부가 마냥 외면만 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결국 원론적인 얘기로 돌아간듯 하지만 신약 연구개발(R&D)에 매진, 혁신신약을 속속 개발하는 것만이 중국시장에서 여타 한국 주력산업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다. 부디 K바이오에게만은 중국시장이 계륵이 아니라 먹을 게 많은 닭가슴이나 닭다리로 자리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