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살 로코 뮤지컬의 원조, 이번에도 通할까

13년 만에 다시 무대 오른 뮤지컬 '듀엣'
"시대 변해도 '사랑의 본질' 바뀌지 않아"
  • 등록 2020-11-10 오전 6:00:00

    수정 2020-11-10 오전 6:00:00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듀엣’ 프레스콜에서 배우 박건형(왼쪽에서 세번째), 문진아(왼쪽에서 네번째), 분신 역의 배우들이 함께 공연을 시연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성공한 작곡가 ‘버논’과 신출내기 작사가 ‘소냐’가 만나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그린 뮤지컬 ‘듀엣’은 로맨틱 코미디(로코) 뮤지컬의 원조 격으로 꼽힌다. 사랑에 서툰 버논과 항상 덤벙대는 소냐의 좌충우돌식 사랑을 닐 사이먼(Neil Simon)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풀어내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

사이먼의 극본 못지않게 매력적인 것이 마빈 햄리시(Marvin Hamlisch)의 음악이다. 1970년대 만들어진 곡이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세련된 멜로디들이 극본을 견고하게 받쳐준다. 디스코 풍의 타이틀곡 ‘잘해봐요’(Workin’ it out)를 비롯해 ‘내 노래가 들려오네’(There‘re Playing My Song), ‘딱’(Right), ‘난 아직 사랑을 믿어’(I Still Believe in Love) 등의 넘버(노래)가 귀에 제대로 꽂힌다.

또 하나 눈여겨볼 것은 버논과 소냐의 분신으로 나오는 6명의 남녀 앙상블이다. 극에서 비중이 높지는 않지만, 버논과 소냐의 심리상태를 표현하거나 주인공의 선택에 간섭하며 극에 재미를 더한다. 이번 시즌 정철호, 차정현, 유철호, 하유진, 지새롬, 도율희 등 무대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배우들이 분신 역할로 참여해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준다.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작품이지만, 1979년 2월 브로드웨이 출생으로 우리 나이로 치면 무려 42살이 된 ‘로코 뮤지컬’이라는 건 걱정되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도 2007년까지 공연한 뒤, 13년간 무대에 오르지 않았던 만큼 관객들과 괴리가 있다. 극중 소냐가 옛 남자친구인 ‘레옹’과의 만남을 지속하는 모습, 그런 소냐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버논의 모습 등은 뮤지컬 주요 소비층인 2030세대가 공감하기 힘들 수 있다.

이번 시즌 연출을 맡은 이재은은 “대본이 다소 ‘올드’할 수 있지만, 클래식은 클래식만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대가 변해도 사랑의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버논 역에 박건형, 박영수, 소냐 역에 문진아, 제이민이 출연한다. 내년 1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KT&G 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공연한다. 관람료는 3만~7만원.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KT&G상상마당 대치아트홀에서 열린 뮤지컬 ‘듀엣’ 프레스콜에서 배우 박영수(왼쪽)와 문진아가 공연을 시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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