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각국 무역기술장벽(TBT, Technical Barrier to Trade)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신흥국 규제가 크게 늘며 올 1~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 (그래픽=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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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하 국표원)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 회원국이 WTO에 통보한 기술규제 건수는 1~3분기 누적으로 역대 최다인 3176건을 기록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3분기에 1167건으로 전년대비 30.0% 늘며 역대 최다가 됐다.
WTO 회원국은 TBT협정에 따라 무역에 주요 영향을 끼치는 기술 규정이나 표준, 적합성평가 절차를 바꾸면 이를 WTO에 통보해야 한다.
3분기 들어 아프리카 신흥국의 TBT 신고건수가 크게 늘었다. 우간다에서 가장 많은 122건을 신고했고 탄자니아(107건), 케냐(104건) 등에 뒤를 이었다. 르완다와 부룬디(각 85건) 역시 94건의 미국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신고 건수를 기록했다. 이들 신흥국이 식·의약품이나 농·수산품에 대한 자국 내 규정을 강화하면서 무역 기업이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최근 늘어나는 TBT가 우리나라 수출에 끼칠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대(對)아프리카 식의약품·농수산품 수출액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미국 등 10대 수출국과 인도를 비롯한 5대 신흥국의 3분기 TBT 신고건수는 311건으로 지난해 323건보다 3.7%(12건) 줄었다.
미국은 자동차·항공 관련 규제와 에너지 라벨링, 화학물질 규제 등 94건을 신고했다. 중국은 생활용품과 전기안전 부문에서 43건을, 사우디아라비아는 식품·가전기기 관련 23건을 각각 통보했다.
3분기 TBT 신고 건수를 업종별로 보면 식의약품이 전체 TBT중 가장 많은 16.7%를 차지했고 화학·세라믹(15.1%)과 교통안전(14.5%) 분야가 뒤따랐다.
진종욱 국표원 원장은 “우리의 신흥시장 수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기술규제에 따른 어려움도 늘어날 수 있다”며 “해외 기술규제 협력 채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대상 컨설팅·설명회를 통해 국내 기업에 대한 신속한 정보 제공과 대응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