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행학습 만능주의’에 물든 부모들 손에 이끌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아이들마저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고 있다. 새먹거리로 영유아시장에 진출하는 사교육업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부모들의 경쟁심리가 맞물리면서 출생아 감소에도 불구 영유아 사교육시장은 1조원 대를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사교육은 집중력이 약한 영유아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23일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영유아 교육·보육비용 추정연구’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0~5세 영유아 사교육비는 1조 3809억 3530만원으로 집계됐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1300개 영유아 가구를 표본으로 삼아 방문 면접 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지난해 기준 국내 0~5세 영유아 수는 273만 9951명이다.
조사결과 0~5세 영유아의 총 교육·보육비용(6조 4114억원)중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21.5%에 달했다. 연령이 올라갈수록 사교육비 부담도 늘어난다. 5세 영유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0만 4000원으로 0~5세 영유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연간으로는 124만 8000원이다.
초등학교 진학을 앞둔 5세부터는 사전 적응을 이유로 초등학교 수준의 사교육을 받는다. 받고 있는 사교육은 2.2개였고, 주당 사교육 횟수는 5.2회, 1회당 교육시간도 50.1분으로 사교육이 초등학교 학교 수업과 비슷한 수준으로 이뤄진다. 5세 때 받는 사교육은 국어(24.5%)가 가장 많았다.체육(19.0%), 수학(17.3%), 미술(11.0)%, 음악(9.4%), 영어(5.5%), 과학·창의(5.1%) 순이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사교육이 영유아 발달과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집중력이 낮은 영유아의 발달특성상 장시간 수업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창현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만 3세 유아에게 미국 교과서를 가르치는 등 연령의 발달특성과 맞지 않는 사교육으로 놀지 못하게 된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과를 찾는 경우도 있다”며 “발달특성에 맞는 체계적인 보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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