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초과근무수당 소송, 法 "증거불충분…원고 패소"

"공무원 중 경찰만 시간외근무수당 부당 지급" 소송
法 "제출 증거만으로는 초과근무 사실 인정 어려워"
  • 등록 2020-12-14 오전 6:00:00

    수정 2020-12-14 오전 6:00:00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경찰이 정부를 상대로 이제껏 초과로 근무한 수당을 받지 못했다며 낸 소송에서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사진=이데일리DB)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이상훈)는 경찰로 근무했던 최모 씨 등 57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임금 등 소송에서 최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 2009년 6월부터 2012년 5월까지 경찰서·지구대 등에서 경찰공무원으로 근무했던 원고들은 정부가 미지급한 초과근무수당을 지급하라면서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정부가 2009년에는 일괄 시간외근무수당 항목으로 ‘일반·현업’ 대상자 구분 없이 지급하다가, 2010년부터는 현업대상자에게만 최대인정시간을 없애 시간외근무수당을 시간외·야간근무·휴일근무수당으로 나눠 부당하게 적게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수당규정에 근거해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이 중복될 경우 시간외근무수당도 지급해야 한다 △휴일 오전 0시부터 오전 9시까지 또는 오후 6시부터 오전 0시까지 근무한 시간에 대해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펼쳤다.

경찰은 출·퇴근 시간 내 근무를 원칙으로 하는 ‘일반직공무원’과는 달리 범인 검거·수사 등 위급한 상황에 대응해야 하는 업무의 성격상 초과근무가 제도화돼 있는 ‘현업공무원’에 해당한다. 원고들 근무 당시 현업대상자는 통상 1일 주간근무(09:00~21:00) 및 1일 야간근무(21:00~09:00) 후 1일 휴식하는 형태 또는 3일 주간근무 및 1일 야간근무 후 1일 휴식하고 다시 1일 야간근무 후 1일 휴식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법원은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상 현업공무원은 근무명령에 의해 실제로 초과근무한 시간에 해당하는 초과근무수당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면서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총 근무시간 계산만 가능하고, 연가·병가 등이 반영되지 않아 실제 근무한 시간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당규정상 초과근무수당은 원칙적으로 사전에 초과근무명령을 받은 경우에만 지급받을 수 있고, 사전 초과근무명령이 없이 초과근무를 한 경우에는 당직근무자의 확인을 받아 명령권자의 사후결재를 받아야만 한다”며 “원고들이 주장하는 초과근무에 대해 원고들이 사전에 초과근무명령을 받았다거나 사후에 명령권자의 결재를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당규정 해석상 초과근무 관련해 시간외근무수당과 휴일근무수당은 중복적으로 지급할 수 없다”고 판시하면서 “휴일근무수당 산정방법에 대해서는 휴일근무 중 평일 근무시간에 해당하는 근무만 휴일근무수당이 지급되는 부분도 현저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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