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탈탄소 전환에 47조..정부 예산은 2097억 뿐"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전 세계 온실가스 7% 철강산업서 발생
美·日·獨 그린철강에 수조원 투입
  • 등록 2024-09-13 오전 5:30:03

    수정 2024-09-13 오전 5:30:03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부] 전 세계는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무한경쟁 중이다. 수소환원제철 파일롯 플랜트를 선보인 스웨덴의 하이브리트를 비롯해, 다국적 기업인 아르셀로미탈과 리버티스틸, 스웨덴의 H2 그린스틸, 독일의 잘즈기터, 중국의 바오산강철 등이 국가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준호 고려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우리나라도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하고 있지만 경쟁국 대비 지원의 규모나 속도가 늦다. 수소환원제철 등 철강산업 탈탄소 전환에는 2050년까지 47조원이 넘게 들어가는데, 현재까지 정부가 편성한 저탄소 철강 기술 개발 예산액은 2097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최근 5년간 수소환원제철 분야에 간접적으로라도 관련된 정부 R&D 투자는 521억원에 불과하다. 일본은 녹색혁신기금을 통해 2040년까지 고로 3개사를 대상으로 탄소중립 제철 R&D에 4조1000억원을 지원함과 동시에 GX추진전략을 통해 수소환원제철 R&D 및 상용설비 전환에 10년간 약 27조5000억원 이상의 투자지원을 발표했다. 미국은 산업분야 탄소감축 프로그램을 통해 6대 철강프로젝트에 2조원을 투입해 철강 탈탄소를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 1조3000억원이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에 지원되는 것으로 결정됐다. 독일도 저탄소 철강생산 설비 전환에 10조3000억원 이상의 정부 지원금을 투자할 예정이다.

문제는 저탄소 철강 전환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당장 2026년 도입되는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도 인증서 부담만 10년간 3조원에 달한다는 분석도 있다. 저탄소 제품을 제때 만들어내지 못하면 철강은 물론, 가까운 미래에 철강으로 만든 자동차, 조선, 가전, 기계 등의 수출조차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는 정부가 더 이상 지원을 늦출 수도, 소극적으로 나설 때도 아니다. 수소환원제철을 비롯한 저탄소 철강 전환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국회 역시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적극적으로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는 철강 제품 수출국에서 철강 원천기술 수출국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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