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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현지시간) 토마스 콜필드 글로벌파운드리(GFS)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 반도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반도체 기업은 조 달러 단위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조달러가 우리 돈으로 약 1284조원이므로, 1300조원이 넘는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실제 글로벌 파운드리 기업의 투자 경쟁은 세계 곳곳에서 본격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도 올해 설비투자(CAPEX)에 400억~440억달러(약 51조~56조원)를 투입했고 내년에도 400억달러 이상을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TSMC는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할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대만·일본·미국 등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고, 일본에서는 반도체 연구센터를 본격 가동하며 연구개발(R&D)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미국 기업인 글로벌파운드리 역시 올해 말까지 반도체 설비 증설을 예고한 상태다. 후보지로는 미국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독일 등 다양한 지역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2024년 생산량(캐파)을 최대 60%까지 늘릴 계획이다.
인텔도 올해 파운드리 재진출을 위해 최소 200억달러(약 26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예정이다. 올해 말께 미국 오하이오 공장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5년 파운드리 공정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만일 미국이 반도체 지원법안(Chips Act)을 마련할 경우 향후 10년간 최대 1000억달러까지 몸집이 커진다.
이같은 흐름에 대해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운드리는 주요 기업 증설로 올해 2분기부터 캐파가 늘어나겠지만 완벽한 수요 부족 해소 시점은 내년 상반기 이후로 예상한다”고 했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설비투자가 수요 감소로 위축된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가 투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설비투자뿐만 아니라 첨단 기술까지 확보해 선두에 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반도체 전문가는 “전 세계 파운드리 기업이 돈을 쏟아 미래 수요를 잡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확실한 ‘한 방’을 위해서는 선진 기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