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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아내 B씨는 이미 한 번의 이혼을 한 바 있었다. 이들은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뇌 손상을 입은 딸을 돌봤고 병간호를 하며 경제적 어려움과 그로 인한 갈등을 겪어 왔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가운데 딸이 사망했고, 부부는 이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혼을 했다.
36년을 함께 부부로 산 탓일까. 인연은 쉽게 끊기지 않았고 이들은 8일 만에 다시 혼인신고를 했다.
결국 이를 말리는 아들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한 A씨는 접근금지 명령을 받고 서울 강북구의 주택에서 혼자 지내게 됐다.
이후에도 B씨는 A씨의 집을 방문해 종종 반찬을 챙겨주었고 접근금지 명령 해제를 신청했다.
그러다 지난 6월 23일 B씨는 A씨를 찾아와 “이혼하자”는 의사를 밝혔다가 목 졸려 살해당했다.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재판부는 “오랜 세월 부부의 인연을 맺어 온 배우자를 살해한 것으로 범행의 수단과 방법, 동기,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사안이 매우 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남은 가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건 직후 자수하고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