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암센터 경기북부금연지원센터는 20일과 21일 양일간 경기도 고양시 고봉동 동양인재개발원에서 1박 2일 금연캠프를 열었다. 2015년부터 매년 20회씩 지역별로 열리는 금연캠프는 회당 12명 정도의 흡연자들이 참가한다. 이번에는 총 14명의 애연가들이 참여했다. 담배와 함께해온 시간은 서로 달랐지만, 담배사랑은 모두 한마음이었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밥 먹고 더부룩함을 가라앉히려고, 스트레스 때문에 등 담배를 가까이해온 수많은 이유에 대해 서로 공감하는 애연가들이 한데 모여 금연캠프를 시작했다.
담배와의 이별 연습…시작은 담배 라이터 압수
캠프 참가자 나이는 20세 여성부터 70대 남성까지 다양했다. 아내, 어머니, 딸 등 가족과 친구, 직장동료의 성화에 못 이겨 등 떠밀려 캠프에 온 이들도 있지만, 건강에 빨간불이 켜져 불가피하게(?) 담배를 끊어야 할 처지에 놓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양기택(47)씨는 “대학생 때부터 담배를 시작해 20년이 넘게 담배를 피웠다. 많을 때는 하루에 2~3갑도 금방이었다. 최근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이제는 끊지 않으면 안 돼 금연캠프까지 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금연을 결심하지 못한 상태다. “완전히는 끊지 못하더라도 정말 피고 싶을 때 1~2대는 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이현기씨는 고교 때 친구의 권유로 담배를 시작했다. 그리고 매일 1갑 이상 40년째 담배를 태웠다. 담배를 끊어보려고 했던 적도 있었다. 한 달 가까이도 끊어봤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씨는 “자려고 누우면 가슴이 아파 이젠 담배를 그만 피워야 겠다 싶으면서도 아침에 눈이 떠지면 다시 담배부터 찾게된다”고 말했다.
하루 한갑 20년 흡연시 담배값만 3천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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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주 경기북부금연지원센터 사무국장은 “하루에 4시간씩 2일간 총 8시간의 심리상담을 한다”며 “금연은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금연의지 고취가 이번 캠프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심리상담 중에는 자신이 담배를 가장 많이 피운 날과 적게 피운 날을 시간대별로 정리하도록 했다. 김진철(40)씨는 매일 20개비씩 20년을 피웠다. 여태껏 피운 담배가 14만 6000개비다. 돈으로 환산하면 2920만원, 담배를 피우기 위해 소비한 시간은 2년 8개월이나 됐다. 김씨는 “담배를 살 때는 몰랐는데 이렇게 모아서 보니 큰돈이었구나 싶다”며 말했다.
김미영 흡연예방금연강사는 “흡연욕구는 5분”이라며 “양치를 하던지 게임을 하던지 5분간 의식적으로 몰두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아서 한다면 갈망이 사그라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연에 왕도는 없다” 작심삼일이 10번이면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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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에 왕도는 없다. 한번 실패했다고 포기해서는 담배와의 이별은 불가능하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 10번이면 한달 금연이다. 포기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수치가 18에서 0으로 내려간 이원우(59)씨는 “하루 담배를 안 피웠는데도 얼굴색이 밝아진 느낌”이라며 “앞으로 금연 목표는 7일이다. 거창하지 않게 잡았다. 성공하면 그 이후에 다시 금연계획을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두진(64)씨는 “문제는 캠프를 마친 이후다. 지금은 두려움이 크다. 앞으로 금연하겠다고 주변에 소문을 냈는데 다시 입에 담배를 물게 될까 봐 걱정된다. 가족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금연 중 한 대 피운 것은 실패가 아닌 실수입니다. 좌절하거나 자책하지 마세요. 그동안 했던 노력을 생각하며 다시 안 피우면 됩니다. 담배와 이별하는 날까지 힘내세요!” 퇴소하는 참가자들을 향한 강은영 강사의 응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