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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대세 조정장의 진입인가. 아니면 일시적인 반락인가. 끝모르고 급등하던 뉴욕 증시가 갑자기 급락했다. 장 전체를 주도하던 테슬라, 애플 등 초대형 기술주들이 10% 가까이 폭락하면서다. 코로나19 이후 경제가 가라앉았음에도 증시는 예상 밖 급등했던 만큼 추후 주가 방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테슬라 9%↓…매도 의견 많아져
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4.96% 급락한 1만1458.10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11일 5.27% 내린 이후 거의 석달 만의 최대 낙폭이다. 전날 처음 1만2000선을 넘은지 하루 만에 급격히 떨어진 것이다. 장중 한때 1만1361.36까지 내리기도 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3.51% 하락한 3455.06에 마감했다. 이 역시 6월11일(-5.89%) 이후 하루 사이 가장 많이 떨어졌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2.78% 내린 2만8292.73을 기록했다. 이날 하루 동안만 807.77포인트 폭락했다.
이날 패닉장은 증시 초강세를 이끌던 초대형 기술주들의 약세 때문이다. 테슬라가 대표적이다. 테슬라 주가는 9.02% 폭락한 주당 407.00달러에 마감했다. 5월10일 10.30% 떨어진 이후 일 기준 가장 큰 낙폭이다. 테슬라 주가는 최근 3거래일 연속 4.67%→5.83%→9.02% 하락했다. 이 기간 하락률이 무려 18.33%에 달한다. 테슬라 주가가 이 정도로 내림세를 보인 건 3월 중순께(11~18일) 6거래일 연속 떨어진 이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런 점에서 이날 나온 경제전문매체 마켓워치가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의 설문조사를 인용한 보도를 통해 일부나마 힌트를 엿볼 수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37명의 애널리스트가 내놓은 테슬라 목표 주가 컨센서스는 284.90달러로 파악됐다. 테슬라 주가는 지금도 고평가돼 있으며, 추후 100달러 이상 더 빠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설문에 응한 애널리스트 중 8명은 테슬라 주가를 두고 매수로 평가했지만, 11명은 매도 의견을 냈다.
테슬라 외에 애플(-8.01%), 알파벳(구글 모회사·-5.12%), 마이크로소프트(-6.19%), 넷플릭스(-4.90%), 아마존(-4.63%), 페이스북(-3.76%) 등이 폭락을 피하지 못했다. 초대형 기술주들의 추후 주가 방향은 증시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진다.
이유 명확치 않은 갑작스런 폭락
그러나 노동부가 지난주부터 통계 방식을 바꾼 것을 감안하면 실업자 수가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미국 서비스업 경기는 둔화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지난달 58.1에서 56.9로 내렸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57.0)에 못 미쳤다.
월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거래일 대비 26.46% 폭등한 33.60을 기록했다. 이유가 불확실한 패닉장의 여파를 반영한 것이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미국 영향을 받아 일제히 내렸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1.5% 하락한 5850.86으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 지수와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 지수는 각각 1.4%, 0.4% 하락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1.0%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