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이학종 아이엠지티(IMGT) 대표는 이데일리와 만나 “약물을 탑재시킬 나노분자 설계 기술과 약물 전달력을 높이는 집속 초음파 기술을 확보해 고도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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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2010년 설립한 아이엠지티는 나노입자 및 치료용 초음파 집속 융합 기술 전문기업이다. 여기서 치료용 초음파는 일반 검진에서 사용되는 진단용 초음파 보다 1000배 이상 세기가 세다. 이처럼 강한 초음파를 세포나 분자에 쏘이면, 이들을 둘러싼 외부 막이 아주 짧은 순간 끊어지게 되며 그 속으로 물질의 이동이 수월해진다. 이같은 기술을 흔히 ‘초음파천공법’(sonoporation)이란 이름으로 알려졌다. 분당서울대병원 영상진단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이 대표는 당시 태동하던 치료용 초음파 기술의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미국에서는 뇌 자극 치료나 전립선암 등 일부 암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치료용 초음파를 쓸 수 있도록 허가됐다”며 “현장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초음파 집속 기기를 활용해 기존 약물의 효과를 극대화할 방법을 고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엠지티는 2015년 국내에서 ‘약물을 함유한 나노입자가 결합된 초음파 조영제 및 이의 제조 방법’ 특허를 등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부터 현재까지 회사는 초음파에 반응 또는 간암 색전술용 나노입자 설계 관련 9건의 특허를 국내에서 등록했다. 이중 6건은 유럽이나 중국 등 해외에도 등록됐다. 이 밖에도 아이엠지티는 추가적인 나노입자 설계 및 초음파 집속 기술 등과 관련한 추가 특허를 국내에서 18건, 해외에서 33건씩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표는 “정확히 우리와 같은 치료 개념(컨셉)을 가진 기업은 미국 소노테라정도다”고 운을 뗐다. 이어 “소노테라는 유전자 치료제를 초음파로 전달하려고 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항암제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향후 유전자 치료제 등으로 범위를 넓혀갈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췌장암 치료에 쓰는 선행화학치료요법 ‘폴피리녹스’(Folfirinox)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아이엠지티의 치료용 초음파 집속 의료기기 ‘IMD10’의 임상시험계획(IDE)을 승인했다. 기존 췌장암 선행요법으로 4개 약물의 병용하는 방식인 폴피리녹스를 수행한 다음, 췌장 부위에 초음파를 집속시켜 약물의 전달 효과를 측정하는 내용이며, 이는 개량 신약으로 분류된다.
다만 이번 임상의 경우, 앞서 설명한 아이엠지티의 치료 개념 중 나노입자를 활용하지는 않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췌장암 덩어리는 특히 단단해 양물이 잘 침투하지 못하는데 이런 방식이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가장 어려운 췌장암에서 우선적으로 기존 약물과 초음파의 시너지 효과를 확인하고, 우리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간암 색전술의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약물의 반감기를 높이는 기술이 IMP101이다”며 “이는 의약품이 아닌 의료기기로 분류되기 때문에 임상만 예상대로 진행되면 2024년에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엠지티는 창업 초기 정부의 민관공동창업자발굴육성(TIPS) 사업부터 시리즈 A~B2까지 총 33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회사는 총 50억원 이상 규모의 다수 정부연구과제의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아이엠지티는 올초 기준 임상이나 추가파이프라인 발굴 등 연구개발(R&D) 사업을 위한 자금 172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이 대표는 “바이오 시장 사정도 어렵지만, 회사로서 기술적 가능성 확실히 인정받는 것이 먼저다”며 “그렇기 때문에 췌장암 관련 첫 임상이 중요하다. 많은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 연구가 우리 회사의 기술적 경쟁력을 공고히 다질 기회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임상의 결과가 나올 때가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기술성 평가 등의 절차를 밟아 나가면서, IPO 시기를 조율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