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빠진 한국 수출…경쟁력 열위 품목, 10년 중 최다”

[전경련, 수출 품목 무역특화지수 분석 보고서]
수출 경쟁력 낮은 수입특화 품목, 2013년 815→2022년 846개
수출 이끌던 품목은 401개서 375개로…코로나 이후 경쟁력↓
"의약품 및 반도체장비 등 첨단산업, 주력 수출품목 키워야"
  • 등록 2023-05-21 오전 11:13:50

    수정 2023-05-21 오후 7:25:57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작년 10월 이후 수출 역성장의 위기가 지속하는 가운데 한국의 수출 경쟁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주장이 경제계에서 제기됐다.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한국무역협회(무협) 통계를 활용해 내놓은 ‘최근 10년간 수출 품목의 무역특화지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수출에서 경쟁우위를 가진 수출특화 품목 수는 감소세인 반면, 경쟁열위를 가진 수입특화 품목 수는 증가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특화지수는 특정 상품의 상대적 비교우위를 나타내는 지수로, 0에서 -100으로 갈수록 수입 특화 정도가 높고 0에서 100으로 갈수록 수출 특화 정도가 높아짐을 뜻한다. 100에 가까울수록 수출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한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지난 2013년 수입특화 품목은 전체 1216개 교역품목 중 815개였으나, 작년에는 1221개 중 846개로 31개 늘어나면서 분석기간 중 최다치를 기록했다. 반면 이 기간 수출특화 품목은 401개에서 375개로 26개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을 기점으로 심화됐다. 2020년 들어 수입특화 품목이 전년 대비 19개 증가하고 수출특화 품목은 18개 감소했다. 그 결과 전체 교역품목 중 수입특화 품목의 비중은 2019년 67.7%에서 2022년 69.3%로 1.6%포인트 상승했다.

수출액 상위 10대 품목을 대상으로 보면, 2013년에는 수입특화 품목이 ‘석유 등 광물성연료’ 1개뿐이었다. 그러나 ‘광학·정밀·의료기기’의 무역특화지수가 2021년부터 양수(+)에서 음수(-)로 전환되면서 수입특화 품목이 2개로 늘어났다.

나머지 8개 품목은 세계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중 절반이 넘는 5개 품목은 같은 기간 무역특화지수가 감소했다. ‘반도체 등 전기기기’(30.4→23.0)와 ‘기계’(11.1→3.3), ‘자동차’(74.8→55.5), ‘선박’(91.0→77.1), ‘유기화학품’(26.7→21.1) 등이다. 경쟁력이 강화된 품목은 ‘플라스틱’(49.2→49.7), ‘철강’(4.5→19.5), ‘철강제품’(13.5→23.7) 3개에 그쳤다.

수입특화 품목의 증가세는 우리나라 수출에서 가장 비중이 큰 중국을 중심으로 두드러졌다. 대중교역에서 무역특화지수가 음수(-)인 수입특화 품목은 2013년 전체 1168개 중 773개로 66.2%였으나 2022년에는 1185개 중 918개로 77.5%였다. 한국의 대중 수출품목 10개 중 7개 이상은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의미다. 무역특화지수가 양수(+)인 수출특화 품목은 이 기간 395개에서 267개로 감소했다.

아울러 대중 수출 품목 상위 10개 중 △반도체 등 전자기기 △광학·정밀·의료기기 △유기화학품 △플라스틱 △석유 등 광물성연료 등은 수출 경쟁력이 떨어졌고 기계, 자동차는 아예 수출특화에서 수입특화로 전환됐다. 대중 수출 품목 중 경쟁력이 높아진 건 ‘정유·화장품’이 유일했다.

전경련은 향후 수출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현재의 수입특화 품목을 수출특화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약품과 항공기·우주선, 반도체 제조용 기기 등 세계 수요가 큰 첨단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이들 품목 모두 수입특화 상태로 수출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한국 경제의 큰 축인 수출이 침체 늪에서 벗어나려면 첨단분야에서 한미 및 한일 간 협력 등을 활용해 글로벌 수요가 큰 고부가가치 제품군을 주력 수출품목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와 기계, 자동차 등 현재 주력품목 등도 규제완화,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등 초격차 강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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