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팔던 지식산업센터인데…경매시장서도 찬밥 신세

4월 낙찰률 18%, 낙찰가율 64%로 뚝
고금리에 주택규제 반사이익 사라져
"기업 수요 적은 지역은 하락세 지속"
  • 등록 2023-06-08 오전 8:45:06

    수정 2023-06-08 오후 7:28:41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한때 부동산 규제의 반사이익을 누리던 지식산업센터가 경매시장에서 투자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저금리 시대 수익형 부동산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금리 인상으로 이자가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고 정부의 대규모 부동산 규제 완화로 그간 누려왔던 반사이익까지 사라졌기 때문이다.

8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4월 지식산업센터 낙찰률은 18%에 불과했다. 지난달 27.10%로 올라서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낙찰가율 또한 지난 4월 기준 64.50%까지 내려갔다.

지식산업센터는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 강화로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되다 보니 보유세나 양도세 등 각종 과세에서도 제외됐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단지에서 분양받은 지식산업센터가 아니라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고 분양가 대비 최대 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자금조달도 쉬웠다.

하지만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고금리 때문에 이자 부담이 늘어난데다 공급과잉으로 수익성도 악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가 부동산 관련 주택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규제 반사이익도 사라졌다. 상황이 이렇자 투자자의 외면이 이어지면서 지식산업센터 매매 거래도 급감하는 추세다. 실제로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지식산업센터 매매거래액은 1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2.8%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식산업센터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가겠다고 내다봤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의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연구위원은 “그간 지식산업센터는 수익률과 차익 기대감이 높아 인기가 많았다”며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급 포화상태여서 리스크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수석연구위원은 “금리가 오르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며 “희소성이 있는 지역은 안전하지만 고양, 하남 등 지식산업센터가 몰려 있는 곳은 공실이 많아 어려움이 이어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지식산업센터는 업무 시설이기 때문에 입지여건에 따라 차이가 크다”며 “기업 선호도가 높은 지역은 가격 상승이나 가격 방어가 나타나겠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공실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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