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충전이 가능한 전기차(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신모델이 쏟아진다. 올 하반기에만 최소 8종의 EV·PHEV(각 2종·6종)가 나올 예정이다. 선택 폭이 현재 8종(각 7종·1종)에서 단숨에 두 배로 늘어난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EV가 처음 나온 2010년 전후만 해도 비싼 가격에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 하반기 신모델은 현실적인 단점을 어느 정도 극복했다. 올해부터 정부 보조금 대상 차종도 연 1만1000대(EV 8000대·PHEV 3000대)로 늘었다.
아이오닉EV·K5 PHEV ‘출격’
현대자동차(005380)는 당장 이달 말부터 아이오닉 일렉트릭(EV) 출고를 시작한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첫 친환경 전용 모델로 올 1월 하이브리드차(HEV) 출시 후 아이오닉 EV도 공개했다. 한 번 충전으로 약 191㎞를 갈 수 있다. 국내 출시 EV 중 가장 길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올 상반기 제주·대구·부산 등 각 지자체의 전기차 보조금 민간공모에서 50~65%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자체에 따라 1500만원 전후에 달하는 보조금 없인 사기 어려운 전기차의 특성을 고려하면 단숨에 국내 전기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한 셈이다.
르노삼성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도 우여곡절 끝에 하반기 출시한다. 트위지는 스쿠터를 대체할 배달용 이동수단으로 관심을 끌었으나 관련 법규가 없어 국내 출시가 제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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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인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한국GM(쉐보레)도 PHEV의 일종인 볼트(Volt)를 하반기 출시한다. 전기 모드로 89㎞를 가고 이후부터는 가솔린을 이용해 전기 모터를 돌려 최대 676㎞까지 달릴 수 있다.
이중 르노삼성 트위지와 쉐보레 볼트(Volt)는 차체 형태와 구동 방식의 차이 때문에 정부 보조금 지급 여부가 불투명해 출시하더라도 실제 원활히 판매될지는 미지수다.
수입차도 PHEV 붐에 가세한다. 볼보 XC90 T8과 BMW X5 엑스드라이브 40e,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 메르세데스 벤츠 S500e가 연내 출시를 확정했거나 검토 중이다. 이미 고객 사전계약에 나선 볼보의 대형 SUV XC90의 경우 사전계약 500여대 중 PHEV 모델인 T8 비중이 예상 외로 높아 회사 측도 놀라고 있다. 현재까지 약 15%(75대 이상)다.
그 밖에 현대차 아이오닉 PHEV와 도요타 프리우스 PHEV, BMW 740e(PHEV)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나올 예정이다. 또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2018년 최장 320㎞를 갈 수 있는 전기차 신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르노삼성도 2019~2020년 출시를 목표로 1t급 경상용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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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장의 ‘태풍의 핵’인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도 차근차근 국내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테슬라의 이런 행보는 ‘자동차업계의 애플’로 불리기도 한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스마트폰을 대중화했듯 테슬라가 ‘모델 시리즈’로 전기차를 대중화하리란 대중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경쟁 자동차 회사는 이를 주시하면서도 오히려 반기고 있다. 누구든 대중의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을 해소해 준다면 또 다른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전기차 전문가가 꼽는 EV·PHEV의 최대 단점은 주행거리의 한계나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아니라 생소함에서 오는 운전자의 막연한 불안감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12월 테슬라코리아유한회사(Tesla Korea Limited)란 이름으로 국내 법인 등록을 마치고 초대 공동 대표이사로 미국인 토드 앤드루 마론(37)과 수잔 진 레포(48)도 선임했다. 이달 들어선 서울에서 일할 매장 매니저 등 직원도 뽑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판매·등록된 EV·PHEV는 지난달 말 6000대를 넘어섰다. 르노삼성 SM3 Z.E.와 기아차 쏘울EV, 레이EV가 1000대 이상 등록됐고 BMW i3도 500대 이상 판매됐다. 정부 목표대로라면 이 숫자는 연내 1만6000대 이상으로 늘어난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는 중국 21만대, 미국 11만대, 네덜란드 4만여대 등 100만대에 달한다. 그러나 자동차 전체 판매에서의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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