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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코오롱생명과학이 이사회 재편의 포인트는 다른 계열사와의 시너지다. 김 대표는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제약, 코오롱티슈진에서 임원을 맡게 됐으며, 이번에 코오롱생명과학 이사진에 합류한 양 본부장은 코오롱바이오텍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다. 코오롱바이오텍은 2020년 12월 코오롱생명과학의 바이오의약품 제조 부문을 단순 물적분할해 신설된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다.
김 대표는 TG-C의 미국 임상 3상 재개를 이끌어낸 것을 계기로 코오롱그룹과 인연을 트게 됐다. TG-C는 2019년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보류(Clinical Hold) 통보를 받았다가 이듬해 4월 임상보류 해제(Remove Clinical Hold)된 적이 있다. 이 때 개발임상 전문가인 김 대표의 활약이 상당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2020년 3월 코오롱티슈진의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2021년 6월부터는 코오롱티슈진의 CMO로 신규 선임되면서 TG-C의 미국 임상 3상을 진두지휘해왔다.
지난 29일에는 코오롱제약과 플랫바이오가 합병되면서 김 대표가 코오롱제약의 신약개발 부문 대표도 겸직하게 됐다. 코오롱제약에 플랫바이오의 항암 신약파이프라인을 더하면서 기존 제네릭·개량신약 위주의 사업에서 탈피해 신약개발사로 변모시키는 역할을 맡게 된 것이다. 김 대표가 2018년 창업한 플랫바이오는 2025년 기술이전을 목표로 국내 최대인 60여 개의 항암제를 개발해온 업체다.
코오롱그룹은 그간 TG-C 미국 임상 3상 순항에 사활을 걸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연내 TG-C 미국 임상 3상 완료 이후를 대비하는 단계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그룹이 지난해 5월 5년간 바이오 사업 분야에 4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를 위한 발판으로 해석된다.
코오롱그룹의 관심사는 TG-C 상용화는 물론이고 신경병증성통증치료제 ‘KLS-2031’ 등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에 플랫바이오 합병을 통해 신규 파이프라인도 확보했다. 여기에 코오롱바이오텍과 시너지를 강화하면서 CDMO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가 세계적인 암센터인 미국 텍사스대(University of TEXAS) 엠디 앤더슨(MD Anderson) 교수로 19년간 재직해온 동소이식모델과 임상이행연구의 권위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항암신약 12종 개발에 참여한 것은 물론, 신약재창출과 임상 재진입을 이끈 경험도 있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 부사장을 지내고 플랫바이오를 창업해 제약·바이오 산업에 대한 이해도도 높을 것이라는 평가다.
코오롱 관계자는 “김 대표가 워낙 바이오 분야 전문가기 때문에 코오롱생명과학에서 TG-C의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쪽 론칭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을까 한다”며 “미국 임상 3상을 재개하는 데 좋은 역할을 했던 인물이기 때문에 상업화 관련해서도 좋은 시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진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 약력
△1986~1992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비뇨기과 의학박사
△2002년~2016년 미국 텍사스대 엠디 앤더슨 교수
△2017년 3월~2018년 9월 한미약품 연구개발(R&D) 총괄 부사장
△2018년 10월 플랫바이오 창업
△2020년 3월~2021년 6월 코오롱티슈진 사외이사
△2021년 6월~ 코오롱티슈진 CMO
△2023년 3월~ 코오롱생명과학 대표
△2023년 3월~ 코오롱제약 신약개발부문 대표